"해고통보에도 지켜야할 품격 있다"…기업들 '이별의 정석' 공부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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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카페
직원 잘뽑을 노하우 궁리하면서
잘보내는 법 고민하는 곳 드물어
진정한 새출발 성공 응원해야
직원 잘뽑을 노하우 궁리하면서
잘보내는 법 고민하는 곳 드물어
진정한 새출발 성공 응원해야
한 기업이 퇴직 권고를 수용하지 않는 직원에게 오랜 시간 교묘히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해 뇌졸중과 우울증에 이르게 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쌍방의 입장을 떠나 새삼 타산지석의 교훈을 새겨봄 직한 일이다. 우리 기업들이 인사관리를 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범하는 오류가 있다. 직원을 채용할 때는 다소 머리가 차갑지 못하고, 직원을 떠나보낼 때는 왠지 가슴이 따뜻하지 못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장밋빛 허니문이 마치 쭉 이어질 듯 그럴싸한 분위기를 잡아놓고, 이별할 때는 대충 작별 인사만 하면 그것이 끝인지 알고 떠나가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여운을 남겨주지 못한다.
자발적, 비자발적 구분을 떠나 퇴사라는 사건은 이제는 너무도 흔히 접하는 직장 생활의 한 단면이 됐다. 젊은 세대는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로 인해 퇴직을 결심하고, 아직 경쟁력이 있는 이들은 시장의 러브콜에 또 한 번 도전을 선택한다. 상품 가치를 잃은 자들은 한파가 몰아치는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인재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모두가 어떻게 잘 뽑을 것인가 노하우를 고민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잘 보내줄 것인가 고민하는 회사를 찾아보는 것은 거의 ‘미션 임파서블’ 수준이다. 피부로 체감하는 불경기지수가 한층 높아진 작금에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기업들의 경우 신규 영입하는 임직원 숫자보다 내보내는 숫자가 더 늘어나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직원과의 잘못된 이별은 필연적으로 예기치 못한 손실을 가져온다. 비자발적 퇴사의 경우 그 파급력이 더 크다. 상처는 퇴사자만 입는 것이 아니다. 남은 사람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의 설문을 보면 70% 이상 직원들이 동료의 퇴사에 동반 퇴사 등의 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직원들의 몰입 저하를 가져오고 기업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남은 직원들이 떠나는 동료의 쓸쓸한 뒷모습에 자신의 미래 운명을 곧장 투영시킨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법적인 분쟁으로 번지면 시간적, 금전적 손실은 증폭되고 언론 및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이미지 추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구직자가 이직 시 해당 회사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익명의 소셜미디어상에 올려놓은 회사 추천 점수,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평가점수를 상당히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 환경의 변화로 불가피하게 직원을 내보내야 할 때는 최소한의 준비기간과 적절한 수준의 위로금을 주는 게 좋다. 당사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훈련되지 않은 관리자나 시대상황을 오판해 인공지능 및 첨단 정보통신을 이용하려고 했다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영화 ‘인 디 에어’에서 주인공 해고통보 전문가로 분한 조지 클루니가 대량해고 시대에 폭발하는 고객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화상인터뷰로 해고통보를 하자는 보스의 제안에 “해고통보에도 지켜야 할 품격이 있다”고 일침을 놓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직원에게도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새로운 성공을 응원해주는 것을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떠나는 직원까지 따뜻함으로 감싸줄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인 직원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퇴직 후에도 정기적인 연락 등을 통해 인연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들을 평생 고객이자 파트너로 만드는 것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기업과 직원의 이별은 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별을 잘 하려면 결국 평소 꾸준한 관리와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이별의 정석’을 공부해야 할 시기다.
한준기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자발적, 비자발적 구분을 떠나 퇴사라는 사건은 이제는 너무도 흔히 접하는 직장 생활의 한 단면이 됐다. 젊은 세대는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로 인해 퇴직을 결심하고, 아직 경쟁력이 있는 이들은 시장의 러브콜에 또 한 번 도전을 선택한다. 상품 가치를 잃은 자들은 한파가 몰아치는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인재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모두가 어떻게 잘 뽑을 것인가 노하우를 고민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잘 보내줄 것인가 고민하는 회사를 찾아보는 것은 거의 ‘미션 임파서블’ 수준이다. 피부로 체감하는 불경기지수가 한층 높아진 작금에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기업들의 경우 신규 영입하는 임직원 숫자보다 내보내는 숫자가 더 늘어나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직원과의 잘못된 이별은 필연적으로 예기치 못한 손실을 가져온다. 비자발적 퇴사의 경우 그 파급력이 더 크다. 상처는 퇴사자만 입는 것이 아니다. 남은 사람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의 설문을 보면 70% 이상 직원들이 동료의 퇴사에 동반 퇴사 등의 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직원들의 몰입 저하를 가져오고 기업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남은 직원들이 떠나는 동료의 쓸쓸한 뒷모습에 자신의 미래 운명을 곧장 투영시킨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법적인 분쟁으로 번지면 시간적, 금전적 손실은 증폭되고 언론 및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이미지 추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구직자가 이직 시 해당 회사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익명의 소셜미디어상에 올려놓은 회사 추천 점수,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평가점수를 상당히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 환경의 변화로 불가피하게 직원을 내보내야 할 때는 최소한의 준비기간과 적절한 수준의 위로금을 주는 게 좋다. 당사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훈련되지 않은 관리자나 시대상황을 오판해 인공지능 및 첨단 정보통신을 이용하려고 했다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영화 ‘인 디 에어’에서 주인공 해고통보 전문가로 분한 조지 클루니가 대량해고 시대에 폭발하는 고객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화상인터뷰로 해고통보를 하자는 보스의 제안에 “해고통보에도 지켜야 할 품격이 있다”고 일침을 놓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직원에게도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새로운 성공을 응원해주는 것을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떠나는 직원까지 따뜻함으로 감싸줄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인 직원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퇴직 후에도 정기적인 연락 등을 통해 인연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들을 평생 고객이자 파트너로 만드는 것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기업과 직원의 이별은 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별을 잘 하려면 결국 평소 꾸준한 관리와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이별의 정석’을 공부해야 할 시기다.
한준기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