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규모 사용자 겨냥…연내 관련서비스 제공
6일(현지 시간) 다수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운영사인 페이스북은 올해 상반기 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할 전망이다. 페이스북을 비롯해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전세계 25억명의 자사 서비스 이용자들을 겨냥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블록체인 스타트업 ‘체인스페이스’를 인수했다. 지난해 5월 블록체인 담당 부서를 신설한 데 따른 후속작업이다. 페이스북은 6일 이스라엘의 텔 아비브 개발 센터에도 블록체인 팀을 신설하면서 새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페이스북 측은 “인터넷의 모든 면에서 어떻게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시킬 수 있을지 탐구 중”이라며 “궁극적 목표는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공평한 금융서비스나 의료를 누리거나 정보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추가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그간의 행보로 보아 사실상 암호화폐 발행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양한 통신 보안 기능으로 큰 화제가 됐던 메신저 ‘텔레그램’은 자체 토큰을 올해 안에 출시할 방침이다. 텔레그램은 지난해 1월과 3월 두 번에 걸쳐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했다.
기관투자자들과 일부 ‘큰 손’들을 대상으로 총 17억 달러(약 1조 9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았다. ‘톤(TON·Telegram Open Network)’이라는 이름으로 개발 중인 해당 프로젝트는 향후 2억명이 넘는 텔레그램 이용자들이 주 사용층이 될 예정이다.
전세계에서 1억명이 넘게 사용하는 파일 공유 서비스 비트토렌트는 지난 1월 자체 암호화폐 비트토렌트토큰(BTT)을 발행했다. IEO(거래소에서 진행하는 ICO)를 통해 약 710만달러(약80억원) 상당의 수익을 얻었고 지난 2월부터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이를 상장했다.
비트토렌트는 토렌트 이용자들이 파일을 다운로드 할 때 BTT를 지불하면 더 빠른 다운로드 속도(대역폭)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파일을 공유해주는 측은 보상으로 BTT를 받아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IT 대기업들이 암호화폐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출시된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프라이빗키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정식 서비스 출시 전이라 아직 비활성화 상태지만, 향후 암호화폐 지갑 앱인 ‘삼성 블록체인 월렛’등과 함께 제공돼 암호화폐 생태계의 인프라 기능을 수행한다.
카카오는 산하 블록체인 개발사 그라운드X가 만드는 자체 암호화폐 플랫폼 ‘클레이튼’을 올 상반기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자회사 라인이 지난해 암호화폐 ‘링크’를 발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을 올 상반기 중 공식 론칭할 예정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기존 대규모의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 IT 공룡들의 격전지로 변해감에 따라 초기 생태계 점령을 위한 치열한 전쟁은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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