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장관 "사천, 항공산업 메카될 것" 국내서도 민간 항공정비 사업이 본격 출범하면서 여객기 해외 정비에 따른 시간과 경비가 크게 줄어들고 운항 효율성도 높여 결과적으로 승객 불편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국내 항공정비(MRO) 전문업체가 없어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정비물량을 해외에 의존해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자회사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는 21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제주항공 여객기를 처음으로 작업공장에 맞아들여 정비에 들어갔다.
작업공장은 약 4천평으로 축구장 2개 정도며, 185인석 737기를 세 대 정도 동시 정비할 수 있는 곳이다.
이날 입고된 B737 여객기는 동체, 날개, 배선, 객실 등을 상세히 점검하는 기체 중정비를 마치고 내달 4일 출고될 예정이다.
이날 입고 행사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문승욱 경남 부지사, 김조원 KAI 사장,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세계 7위 항공운송대국으로 연관산업은 50만명에 달한다"며 "항공정비 산업은 항공 안전과 항공기 제작, 운송, 정비에 이르는 산업 생태계 구축과 동반성장을 위해 반드시 육성해야 할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천이 이번 MRO 정비사업을 계기로 항공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조원 KAI 사장은 "항공기 설계도면에 들어가는 부품만 통상 30만개에 달해 연관산업 고용유발효과가 대단하다"며 "현재 340개인 부품협력사를 내년까지 1천개로 늘리고 KAEMS의 손익분기점은 내후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AEMS는 최대주주인 KAI를 비롯해 한국공항공사, 제주항공 등이 참여해 작년 7월 법인으로 설립됐으며, 국토부가 국내 첫 MRO 전문업체로 지정했다.
KAEMS는 최근 국토부와 민간항공사의 정비능력인증 심사 등을 통과한데 이어 오는 7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정비능력인증도 획득해 미국으로 운항하는 여객기도 정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저비용 항공사(LCC)가 보유한 B737 여객기의 기체 중정비를 시작으로 국내외 항공사를 대상으로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향후 부품·엔진 정비까지 영역을 넓히고 민항기뿐 아니라 군용기 정비물량도 수주할 방침이다.
KAEMS는 "기체 중정비 착수로 현재 싱가폴, 중국, 몽골 등 해외에 위탁하고 있는 물량의 국내 전환이 가능해져 외화유출 절감효과는 물론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정부는 현재 3만7천평인 KAEMS 사업 부지를 중심으로 약 9만4천평 규모의 항공정비 산업단지를 2022년까지 조성하고, 이를 토대로 2026년까지 2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생산유발 효과는 5조4천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앞으로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한중일 등 동북아에서 항공정비로 인한 고용유발 효과는 향후 20년 이내 1천만명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항공정비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정비시간을 단축하고 운항 안전성도 향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KAEMS는 이날 이스타항공의 B737 여객기에 대한 정비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국내 LCC 항공기 19대를 수주해 정비할 예정이다. 한편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기체 중정비의 경우 전체 사업비용의 60%가 인건비로 지출될 정도로 고용창출 효과가 높으며, 2020년 항공정비 산업의 국내 시장규모는 최대 4조2천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민수시장은 신규 여객기 도입 증가에 따른 정비시장의 규모 확대가 예상되며, 군수시장도 신규 군용기 도입 및 노후기 정비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자체 정비능력을 갖춘 대한항공도 일부는 해외 업체에 정비를 맡기는 등 항공사 대부분이 여객기 중정비를 해외 전문 MRO업체에 위탁해왔으며 군수시장의 경우도 60∼65%는 해외 정비에 의존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