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원하던 원치 않던 자영업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사장님들의 몰락으로 직원들과 알바의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데요.

서울 시내 핵심상권 곳곳을 발로 뛰면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들도 즐겨찾는 서울 홍대거리입니다.

아직까지 서울에서 장사 잘 되는 곳으로 꼽히지만, 곳곳에 빈 가게들이 수두룩합니다.

폐업을 해도 권리금 한 푼 받지도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부동산을 찾아가 매물을 보니 무권리금 점포가 대부분입니다.

인건비를 견디다 못한 한 편의점 사장님은 직원을 자르고 대신 친척을 불렀습니다.

<인터뷰> 홍대 앞 편의점 점주

"알바 있죠 친척들 데려다 놓고 있죠. 돈이 얼만데 외부 알바를 써요. 안그래도 손해보고 있는데. 우리 남는건 고사하고... 줄여야죠. 줄여야해요. (알바) 애들이 그러잖아요. 돈을 올리는게 좋은게 아니라 자리가 없어진대잖아. 자꾸 사람을 빼니까..."

바로 옆에 대형서점이 위치한 입지 좋은 상가에 있는 이 가게는 불과 2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매출이 안나와 고민하던 중 갑자기 인건비가 크게 오르자, 사장님은 지난 연말 가게를 접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폐업 점주

"일단 장사가 너무 안됐어요. 겨우 버티고 있었는데, 최저임금이 너무 오르니까 못버티겠더라구요. 내가 장사를 그만두니까 알바로 학비 벌던 애들도 난리났어요. 아직 알바 못구하고 있다던데... 도대체 누굴 위해서 이런 정책을 하는거죠? 저도 알바 애들도 다 대한민국 국민인데..."

지난해 통계를 봐도 자영업자들이 많은 숙박·음식점과 도소매업의 붕괴는 두드러졌습니다.

실제로 서울지역 핵심상권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불경기 속에 오른 최저임금이 직격탄이었습니다.

<인터뷰>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

"굉장히 힘들죠. 음식점이 영업이 매출이 떨어진 상태에서 현 정부가 들어서서 2차에 걸쳐서 최저임금 올려놨지않습니까. 저희들은 임금 대비해서 여러가지 고통을 회원사가 겪고 있고. 예를 들어서 연간 100개 업소가 개업을 하면 1년을 넘기지 못하는 업소가 60개가 실패를 하고...."

45년째 빵집을 했다는 한 사장님은 요즘처럼 힘든 적이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와 재료값은 올랐는데, 그렇다고 빵값을 그만큼 올리기도 힘든 상황. 고민만 깊어집니다.

<인터뷰> 이낙근 C베이커리 대표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초보 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나머지도 부분적으로 다 상승이 되고 제품값에 그게 반영이 돼야 하는데 반영을 못 하는게 제일 어려움이고...제과점은 폐업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큰 체인 같은 경우는 계산상 안맞으면 바로 폐업하지만 저희는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가족들하고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문제는 월급이 올라서 좋아야 할 직원이나 알바들도 상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서울시내 핵심상권 6곳 사장님 77분에게 물었더니, 이 가운데 62%가 지난 일년새 직원 수를 줄이거나 아예 직원을 없애고 혼자 일하기로 했습니다.

직원을 늘렸다고 답한 11곳 역시 이유를 물었더니, 주휴수당을 아끼기 위해 이른바 `쪼개기` 근무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일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면서, 좋은 상권에서도 알바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C씨 (이태원 음식점 아르바이트)

"(친구가) 아르바이트 17군데 지원했는데 아무데도 연락안왔다고 들었어요. (최저임금 정책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리는 거니까 확실히 그냥 이런 자기 개인 가게 가진 분들은 엄청나게 그런 것 같아요. 완충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확실히..."

강남역에서 만난 한 편의점 알바는 사장님도 알바도 모두 힘들어졌다며, 그 이유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합니다.

<인터뷰> A씨 (강남역 편의점 아르바이트)

"알바 구하기 힘들죠. 업장에서 다들 알바비 때문에 힘들어하니까. 알바 입장에서도. 돈을 늘려주는 것은 한 사람한테는 늘려줘도 그 외에 사람들한테는 100% 깎아지는 거잖아요. 일이 안구해지니까...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이렇게 하는 정책이 누구를 위해 이렇게 한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자>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전하는 것을 두고 단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깎아내리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주장처럼 최저임금 인상 하나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지고 또 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불과 2년새 30%나 달라진 것은 임대료도, 재료비도, 매출하락으로 인한 손실도 아닌 최저임금 하나 뿐이라고 우리가 만난 사장님들은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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