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투자은행(IB)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올해 어느 업종의 신용위험이 가장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88.46%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업’을 꼽았다. 전체 12개 업종을 제시하고 복수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설문조사한 결과다. 1년 전 조사에서 같은 선택을 한 응답자 비율이 절반 수준(51.44%)이었던 것과 비교해 자동차 관련 산업의 신용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크게 늘어났다.
조선·해운(30.77%)을 선택한 응답자가 두 번째로 많았다. 유통·소매(15.38%), 철강·기계(11.54%), 바이오·제약(7.69%), 의류·화장품 등 소비재(3.21%), 전기전자 및 부품(1.92%), 자원·대체에너지(1.28%)가 순서대로 뒤를 이었다. 1년 전 조사에선 조선·해운업종의 신용위험 상승을 점친 응답자(60.00%)가 가장 많았다.
신용평가사들도 자동차산업의 신용위험을 상승 추세로 판단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현대위아, 화신, 부산주공의 신용도를 한꺼번에 하향 조정했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전방산업인 완성차산업의 판매 부진 여파가 부품업계로 확산하고 있다”며 “올해도 고전을 면하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50.00%로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46.15%)보다 많았다. 증가할 것이라는 대답은 17.65%에 그쳤다. 올해 기업 신용등급의 전반적인 방향성도 어둡게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지난해와 강등 비중이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48%,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44%로 나타났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올해 주요 산업의 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나빠질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과 금리, 환율, 유가 등 거시 사업 여건의 불확실성 증가 탓에 경기 민감업종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평가 대상 400여 개 기업 중 15곳의 등급을 올렸고 17곳은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