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유튜브·넷플릭스…커지는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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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SKB에 망사용료 내기로…업계 기준 될지 주목
구글 유튜브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서 지난해 점유율 38.4%로 국내 경쟁 서비스인 네이버TV(7.1%), 아프리카TV(3.8%)와의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조사됐다. 유튜브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구글의 광고 수익도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통신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에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지만 망(網)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OTT 업체인 넷플릭스도 국내 가입자 확대에 나서며 비슷한 논란을 불러왔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이 기존 KT에 이어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내는 쪽으로 지난 24일 협상을 마무리해 이번 논란의 기준이 될지 주목된다.
해외 기업 비중 50% 돌파
방통위는 24일 ‘2018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가 OTT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었다. 유튜브가 38.4%로 압도적 1위에 올랐고 페이스북(11.5%), 네이버TV(7.1%), 아프리카TV(3.8%), 푹(2.5%), 옥수수(2.2%) 등이 뒤를 이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넷플릭스 점유율(1.3%)까지 합치면 51.2%로 해외 업체의 이용률이 절반을 넘었다.
온라인으로 영상을 보는 사람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OTT 이용률은 42.7%로 전년(36.1%) 대비 급증했다. 연령별 이용률은 20대가 78.4%로 가장 높았고 10대(71.7%)와 30대(64.2%)의 비중도 높았다. 40대 44.6%, 50대 23% 등 중장년층 이용률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망 사용료 논란 확대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OTT를 이용하는 국내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증설 딜레마에 빠졌다. 유선 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는 이달 들어 국내에서 해외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용량을 초당 50기가비트(Gbps)에서 100기가비트로 두 배로 증설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느리고 화질이 떨어진다’는 가입자 민원이 늘어난 게 증설에 나선 배경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유료 가입자가 1억3800만 명(지난해 4분기 기준 회사 추정치)에 달하는 세계 최대 OTT 업체다. 국내에서도 케이블TV 업체인 딜라이브, CJ헬로에 이어 통신 업체인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구글, 넷플릭스 같은 해외 기업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해당 기업의 주요 데이터센터가 있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지로 접속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로 직접 연결하려면 네트워크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도 느려진다.
대안 중 하나가 캐시서버를 국내에 두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데이터를 모아둔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하면 데이터를 외국에서 불러올 때보다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캐시서버의 운영 비용을 누가 낼지다. 구글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국내에 캐시서버를 두고 있지만 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이 2011년 동영상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유튜브 서버를 무상으로 설치해준 게 빌미였다.
넷플릭스는 국내 제휴업체별로 캐시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딜라이브, CJ헬로에 이어 지난해 말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에 별도 캐시서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국내 제휴업체와 수익배분 비율을 정할 때 망 사용료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업체들과 달리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업체들은 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트래픽 용량에 따라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기준 연간 734억원의 망 사용료를 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비교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통신사에 망 사용료 내겠다”
SK브로드밴드가 해외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용량을 증설하기로 했지만 이것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 회선은 넷플릭스 전용이 아니어서 해외로 나가는 다른 데이터 트래픽이 많아지면 언제든지 다시 느려질 수 있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넷플릭스 전용 캐시서버를 마련해야 하지만 넷플릭스는 제휴업체에만 서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제휴업체가 아닌 KT, SK브로드밴드 가입자도 TV, PC, 스마트폰을 통해 얼마든지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어 망 사용료 논란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SK브로드밴드와 KT는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 인터넷TV(IPTV)와 자체 OTT를 키우고 있다. 넷플릭스 서비스용 네트워크 용량을 증설하는 게 달가울 수 없다.
업계에서는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기로 전략을 바꾼 페이스북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KT에만 캐시서버를 운영하다 지난해 망 사용료 논란이 불거지자 다른 통신사와도 서버 설치 협상을 벌였다. 첫 결과물로 지난 24일 SK브로드밴드와 계약을 맺었다. 페이스북은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SK브로드밴드에 2년간 상당한 규모의 망 사용료를 주기로 했으며, 계약 만료 한 달 전까지 특별한 요구가 없으면 계약을 2년간 자동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뿐만 아니라 유료 서비스를 하는 넷플릭스도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페이스북처럼 넷플릭스도 국내 통신 업체들과의 망 사용료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com
해외 기업 비중 50% 돌파
방통위는 24일 ‘2018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가 OTT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었다. 유튜브가 38.4%로 압도적 1위에 올랐고 페이스북(11.5%), 네이버TV(7.1%), 아프리카TV(3.8%), 푹(2.5%), 옥수수(2.2%) 등이 뒤를 이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넷플릭스 점유율(1.3%)까지 합치면 51.2%로 해외 업체의 이용률이 절반을 넘었다.
온라인으로 영상을 보는 사람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OTT 이용률은 42.7%로 전년(36.1%) 대비 급증했다. 연령별 이용률은 20대가 78.4%로 가장 높았고 10대(71.7%)와 30대(64.2%)의 비중도 높았다. 40대 44.6%, 50대 23% 등 중장년층 이용률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망 사용료 논란 확대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OTT를 이용하는 국내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증설 딜레마에 빠졌다. 유선 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는 이달 들어 국내에서 해외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용량을 초당 50기가비트(Gbps)에서 100기가비트로 두 배로 증설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느리고 화질이 떨어진다’는 가입자 민원이 늘어난 게 증설에 나선 배경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유료 가입자가 1억3800만 명(지난해 4분기 기준 회사 추정치)에 달하는 세계 최대 OTT 업체다. 국내에서도 케이블TV 업체인 딜라이브, CJ헬로에 이어 통신 업체인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구글, 넷플릭스 같은 해외 기업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해당 기업의 주요 데이터센터가 있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지로 접속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로 직접 연결하려면 네트워크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도 느려진다.
대안 중 하나가 캐시서버를 국내에 두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데이터를 모아둔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하면 데이터를 외국에서 불러올 때보다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캐시서버의 운영 비용을 누가 낼지다. 구글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국내에 캐시서버를 두고 있지만 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이 2011년 동영상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유튜브 서버를 무상으로 설치해준 게 빌미였다.
넷플릭스는 국내 제휴업체별로 캐시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딜라이브, CJ헬로에 이어 지난해 말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에 별도 캐시서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국내 제휴업체와 수익배분 비율을 정할 때 망 사용료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업체들과 달리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업체들은 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트래픽 용량에 따라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기준 연간 734억원의 망 사용료를 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비교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통신사에 망 사용료 내겠다”
SK브로드밴드가 해외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용량을 증설하기로 했지만 이것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 회선은 넷플릭스 전용이 아니어서 해외로 나가는 다른 데이터 트래픽이 많아지면 언제든지 다시 느려질 수 있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넷플릭스 전용 캐시서버를 마련해야 하지만 넷플릭스는 제휴업체에만 서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제휴업체가 아닌 KT, SK브로드밴드 가입자도 TV, PC, 스마트폰을 통해 얼마든지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어 망 사용료 논란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SK브로드밴드와 KT는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 인터넷TV(IPTV)와 자체 OTT를 키우고 있다. 넷플릭스 서비스용 네트워크 용량을 증설하는 게 달가울 수 없다.
업계에서는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기로 전략을 바꾼 페이스북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KT에만 캐시서버를 운영하다 지난해 망 사용료 논란이 불거지자 다른 통신사와도 서버 설치 협상을 벌였다. 첫 결과물로 지난 24일 SK브로드밴드와 계약을 맺었다. 페이스북은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SK브로드밴드에 2년간 상당한 규모의 망 사용료를 주기로 했으며, 계약 만료 한 달 전까지 특별한 요구가 없으면 계약을 2년간 자동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뿐만 아니라 유료 서비스를 하는 넷플릭스도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페이스북처럼 넷플릭스도 국내 통신 업체들과의 망 사용료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