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앙숙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멍청이`(Bozo)라고 부르며 또 조롱했다.

미 일간 뉴욕포스트와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경쟁자에 의해 쓰러진 제프 보조(Bozo)에 대한 뉴스를 듣게 돼 유감"이라며 "내가 알기론 경쟁지의 보도가 그의 로비스트 신문인 `아마존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고 썼다.

베이조스(Bezos)를 멍청이란 뜻의 `보조`로 바꿔 부르면서 그가 소유한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를 로비스트로 격하한 것이다. 신문 이름도 `아마존 워싱턴포스트`로 비틀어 지칭하며 보도의 신뢰성을 깎아내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희망하건대 그 신문이 곧 좀 더 낫고 책임 있는 사람 손에 들어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조스와 WP를 공개 비난한 것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WP 기자들을 가리켜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를 위한 로비스트들"이라고 언급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베이조스와 관련한 뉴스가 무엇인지 특정하지 않았지만, 베이조스의 불륜에 관한 연예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최근 보도를 지칭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인콰이어러는 베이조스가 아내 매켄지와 이혼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뒤 그가 전 폭스 TV 앵커인 로런 샌체즈와 불륜을 저질렀다며 그가 샌체즈에게 보낸 낯 뜨거운 문자메시지 등을 폭로했다.

인콰이어러는 아메리칸 미디어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데 아메리칸 미디어의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데이비드 페커다.

페커는 특히 2016년 대선 캠페인 때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주고 이 이야기에 대한 독점보도권을 사들이는 데 관여하기도 했다. 독점보도권을 확보한 뒤 실제 보도는 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도를 막은 것이다.

베이조스가 몇 달간 자신의 행적을 추적한 인콰이어러의 보도가 나오기 직전 이혼을 발표한 것을 두고 보도의 파장을 무마하기 위해 서두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조스나 그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를 비판한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워싱턴포스트에서 비판적인 기사가 나올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의) 로비스트이며, 로비스트로 등록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아마존에 대해서도 "아마존이 헐값으로 소포를 배달하게 해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혔다", "아마존 때문에 소매상이 큰 피해를 봤고 일자리가 사라졌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최근 베이조스가 이혼 소식을 발표한 직후엔 기자들의 질문에 "그에게 행운을 빈다"며 "그것은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베이조스에게 행운을 빌어준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멍청이`란 원색적 어휘를 동원하며 곱지 않은 감정을 다시 드러냈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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