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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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애플발 쇼크에 휘청이고 있다. 그간 주가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우려로 하락해 왔던 만큼 엎친 데 덮친격이 됐다. 주가의 저점은 3만6000원으로 추정되지만, 주가 반등은 하반기에나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일 오전 10시4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00원(1.60%) 하락한 3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3만6850원까지 떨어지면서 신저가를 다시 경신했다. 전날에도 2.97% 하락 마감했다.

애플의 폭락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애플은 9.96% 폭락 마감했다. 2013년 1월24일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었다. 1분기 실적 추정치를 낮추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애플은 2019년 첫 회계분기(2018년 10월~12월) 매출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팀 쿡 애플 CEO는 "1분기 매출 전망치가 840억달러(약 94조29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890억~930억달러(약 100조~104조원)에서 최소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 이상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폭을 더 키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8.72%나 주가가 하락했다. 증권가의 시장예상치는 매출액 63조8300억원, 영업이익 13조970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연초 미래에셋대우와 SK증권은 목표주가를 5만800원, 4만6000원으로 낮췄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8% 감소한 43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1~2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 안팎까지 줄어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비트 출하 감소로 연말 반도체 재고가 늘었을 것이며, 이는 1분기 가격 하락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주당 순자산가치(BPS) 3만7797원에 역사적 최저 주가순자산비율(P/B) 배수 0.94배를 적용하면 주가는 3만6000원 수준으로 도출된다"며 "이번 하락 사이클에서 주가 저점이 3만원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을 기대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 투자 효율화 한계, 신규 CPU 출시 등에 따른 서버 수요 회복과 보수적인 웨이퍼 생산능력(CAPA) 계획 감안 시 하반기 업황 반등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