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복 고려대 교수, 로봇 관절 최대 6개까지 컨트롤 기술…제작 단가 20%↓
송재복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사진)는 로봇의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인 ‘중력보상 장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국내 로봇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로봇의 팔이 공중에 떠 있으면 중력 영향으로 축 처진다. 대부분 로봇 제조업체는 대형 모터와 감속기로 에너지를 발생시켜 팔이 중력에 버틸 수 있게 한다. 이때 한 단계 진일보한 기술인 중력보상 장치를 쓰면 모터의 힘을 거의 빌리지 않고도 원하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지금까지 개발된 중력보상 장치는 관절 하나를 조종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송 교수는 최대 6개 관절까지 컨트롤할 수 있는 다자유도 중력보상 기술을 개발했다. 다자유도 중력보상 기술을 로봇에 접목시킨 것은 세계 최초다.

송 교수의 기술은 로봇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로봇에 장착하는 모터의 크기를 최대 90% 줄여 제작 단가가 약 20% 낮아진다. 에너지 효율은 35% 이상 향상되고 안전성도 높아진다. 송 교수의 기술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한 ‘2017년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에 뽑히기도 했다. 다자유도 중력보상 기술은 힘을 많이 사용하는 중대형 로봇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로봇 크기가 커지면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데 중력보상 기술을 적용한 중대형 로봇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기업들의 관심도 뜨겁다. 한화테크윈, 하이젠모터 등 3개 기업이 송 교수의 기술을 수억원의 계약금을 주고 이전받았다. 송 교수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은 일본과 유럽 기업 5개가 장악하고 있다”며 “중력보상 기반 로봇이 성공적으로 사업화되면 3년간 2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