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환자라면 다가올 추운 날씨가 두렵다. 추운 겨울에는 혈관 근육이 수축되고, 이 현상이 오래 유지되면 평소 앓고 있던 하지정맥류가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키는 습관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위험한 습관과 적절한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김건우 원장은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잦은 목욕·부츠·등산은 위험하다 말한다. 흔히 다리에 쌓인 피로감을 반신욕·사우나 등을 통해 풀기 마련이다. 이는 일시적으로 부기를 가라앉히거나 무거운 느낌을 해소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자주 반신욕이나 사우나를 할 경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글 경우 다리 정맥이 확장돼 다리쪽으로 피가 몰려 부종이나 통증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보온을 위해 여성들이 자주 신는 타이트한 부츠도 하지정맥류 환자에게는 위험하다. 롱부츠가 다리를 강하게 조여 정맥 내 압력을 높이고 다리 전체의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간혹 롱부츠를 신고 하루를 생활한 뒤 귀가하면 발이 유난히 차갑고 저린 경험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정맥류 환자라면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부츠를 신고, 스키니진이나 레깅스도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에 매우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산 또한 하지정맥류 환자는 피해야 한다. 다리근육을 오래 사용하면 약해져 있는 다리혈관이 급증하는 혈액량을 감당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스쿼트 런지 등 고강도 하체근력운동도 가능한 한 삼가는 것이 좋다.

김건우 원장은 “스키나 스노우보드 등 겨울스포츠 마니아도 하지정맥류에 유의해야한다”며 “추운 날씨에 다리에 갑작스럽게 힘을 주면 정맥류 진행이 빨라져 동반 증상의 정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고 완화하는 데 좋은 운동은 가벼운 걷기, 요가, 수영 등이다. 평소 비만 및 과체중은 정맥 내 압력을 높여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가벼운 하지정맥류 단계에서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생활습관을 조정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며 “괜찮아지겠거니 하고 방치하면 통증과 만성피로는 물론 피부와 혈관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심각한 경우 피부 괴사가 일어날 수 있어 증상이 심각해 지기전에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혈관경화요법, 레이저혈관폐쇄술, 고주파혈관폐쇄술, 정맥발거술, 생체접착폐쇄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기에 치료할수록 간단한 시술로 교정할 수 있으니 증상이 발생한다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의료용 접착제로 간단하게 망가진 혈관을 치료하는 하지정맥류 치료법 ‘베나실’(Venaseal)이 주목 받는다. 베나실은 집도의가 초음파 영상가이드를 보며 정맥에 2㎜ 정도의 얇은 의료용 도관(카테터)을 삽입하고 문제 혈관에 카테터로 생체 접착제를 주입해 늘어난 혈관을 붙여주는 방식이다.

주입과 동시에 해당 혈관은 폐색되고 혈류는 멈추며, 접착제는 체내에 서서히 흡수돼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마취를 하지 않고, 시술 후 통증이 적고 멍이 들지 않으며 압박스타킹을 착용할 필요가 없어 당장 출근하거나 학업에 나서야 하는 직장인·학생들에게 특히 인기다.

김건우 원장은 “혈관 초음파검사를 통해 문제혈관을 정확히 짚어내는 게 시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집도의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의료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에서 시술 받아야 만족도가 높다”고 조언했다. “다만, 시술직후 경우에 따라 혈관염과 유사한 알러지 현상이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어 알러지 치료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를 예방적으로 투여하거나 그 증상에 따라 추가적으로 투여하여 충분히 완화될 수 있으므로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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