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다한 이야기] "흡연자 인턴 안돼요"…차별일까 권리일까
지난해 한 기업에서 신입사원 공개채용 공고문에 ‘흡연자는 인턴십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어 한창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채용 직무와 무관함에도 흡연자라는 이유로 채용을 제한하는 것이 흡연자에 대한 차별인지, 회사가 추구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고용주의 권리인지에 대한 의견이 상충했다.

흡연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각각의 권리가 충돌하는 문제다. ‘흡연할 권리’와 ‘흡연하지 않을 권리’ 말이다. 흡연에 대한 논란은 일상 곳곳에서 일어난다. 캠퍼스 이슈를 찾아 직접 취재하고, 기사로 작성하는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들의 기사에서도 ‘캠퍼스 내 흡연 실태’에 대한 내용을 자주 볼 수 있다. 매 기수마다 한 명 이상의 대학생 기자가 이 주제를 다룬다. 캠퍼스 내 흡연 부스 설치가 시급하다거나, 흡연 부스가 설치돼 있어도 유명무실하다는 게 골자다.

기사에 따르면 많은 대학들은 대학 캠퍼스 곳곳에 흡연 부스를 설치하거나 표지판으로 야외 흡연 구역을 지정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에 따르면 학교는 건물 내부 전체가 법정 금연 구역이고, 건물 외부에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지와 함께 흡연 장소를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흡연 구역을 지정해 놓았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위치에 있다거나 개수가 부족하다는 등 관련 불만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대학의 경우 실외 흡연을 제재할 법적인 방안은 없기 때문에 대학 관리자가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해 비흡연자들의 간접흡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 인천재능대·한림성심대 등 금연 학생에 ‘장학금’ 지급

그렇다면 각 대학들은 흡연 구역 지정 외에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인천재능대는 올해 금연에 성공한 118명의 학생들에게 1인당 30만원 씩, 총 354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 22일에는 ‘금연 장학금 수여식 및 평생 금연선언식’을 열어 금연클리닉 운영 결과 발표, 평생 금연선언, 금연 퍼포먼스 등을 통해 평생 금연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200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인천재능대의 금연 캠페인에는 10년간 2961명이 동참해 943명의 학생들이 금연에 성공했다.

한림성심대 역시 올해 금연에 성공한 학생 22명에게 각각 장학금 50만원을 수여했다. 지원자들은 지난 3월부터 6개월 동안 9차례 흡연 여부 검사를 통해 금연에 성공했다. 한림성심대는 건강관리 교육, 건강검진, 심리치료도 제공하는 등 학생들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했다.

동의과학대도 부산대병원 부산금연지원센터와 함께 재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를 격주 목요일마다 운영하고, 1:1 맞춤형 금연상담, 금연관련 교육 등 대학생 흡연율 감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매학기 학생자치회 중심의 금연 캠페인 활동, 점진적인 교내 흡연구역 축소, 금연 인센티브(장학 마일리지) 제공 등을 통해 담배연기 없는 ‘스모크 프리(Smoke free)’ 캠퍼스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 기업, 지자체도 금연 분위기 조성 동참… "`페널티` 아닌 `인센티브` 위주여야"

기업들도 흡연자들의 금연을 위해 두 팔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금연회식비와 금연 휴가 등을 지원하는 형태다. 서울시도 지자체 최초로 기업들의 금연 노력에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시는 제주항공과 한독, 문배철강 등 7개 기업들과 `사업장을 기반으로 한 금연문화조성사업` 업무 협약을 맺었다. 각 기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금연코칭 제공, 금연치료와 금연캠프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이들 기업에게 금연을 할 수 있는 환경진단 컨설팅도 진행한다.

많은 대학과 기업, 지자체들은 흡연자들이 금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개인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국가는 깨끗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필자 역시 비흡연자로서 담배 연기 없는 건강한 환경에서 간접흡연을 하지 않을 권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흡연은 범죄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따른 것이므로 흡연자들을 강제로 제재할 수는 없다는 점도 공감한다.

대학의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해 금연에 성공한 한 학생은 "혼자서는 힘들지만, 학교 차원에서 금연 분위기를 만들어줘 해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흡연자를 차별하거나 그들에게 일종의 페널티를 주기보다, 금연하는 사람을 지원하고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금연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글. 김예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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