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회째를 맞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이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이번 지스타는 30개국 600여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관람객도 처음으로 23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스타가 정체된 국내 게임산업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시장은 전년 대비 4.4% 성장한 12조830억원이 예상된다. 2014년 10조원을 돌파한 후 4년만에 12조원 시장으로 몸집이 커진 것이다.

수출 비중은 40%에 육박하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콘텐츠 산업으로 발전했다. 국산게임 수출은 2014년 3조원(29억7300만달러)을 돌파한 후 올해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게임을 '국내 콘텐츠 수출의 60%를 견인하는 효자 산업'이라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안심할 수 없다. 신작 가뭄에 따른 경쟁력 하락, 꽉 막힌 판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이 위험요소로 작용해서다.

신작 가뭄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게임시장 매출의 70%(영업이익 85%)를 견인하는 대형 게임 3사(넥슨·엔씨·넷마블)를 보면 문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넷마블의 경우 2년 전과 비교해 신작 수가 50% 이상 급감했다. 2016년 15개에 달했던 넷마블의 신작은 올해 7개에 그쳤다. 넥슨 역시 마찬가지다. 넥슨은 지난해 17개의 신작을 출시했지만 올해는 14개로 줄었다. 업계 3위 엔씨소프트는 올해 1개의 신작도 내놓지 못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이를 타개할 방법은 찾기 힘들다. 국내 게임산업이 저성장 기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견 게임사 한 간부는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서 신작들의 출시가 연기됐다"며 "지스타에서 새로운 노동문화에 대한 게임산업의 고민과 성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막혀버린 판로도 열어야 한다.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자국 시장 영업 허가권(판호·版號)이 20개월째 묶인 상황에서 이를 대신할 새로운 판로 개척은 시급한 상태다. 업체들은 이번 지스타를 통해 현지화 전략은 물론 인도, 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이 필요하다. 업계는 모바일게임 결제한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 개정 추진 등이 게임 산업의 성장을 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은 9월 열린 지스타 2018 간담회에서 "올해 지스타의 공식 슬로건은 '게임, 우리의 별이 되다'로 게임으로 하나되는 지스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 위원장의 말처럼 지스타가 게임의 긍정 이미지를 알리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며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