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과 은행이 늘어난 이자와 수수료 수익을 발판삼아 ‘실적 신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1조9000억원 넘는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5121억원)을 넘어섰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도 같은 기간 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올린 영향이 있는 데다 가계대출도 증가세가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늘고 있다는 점이 사상 최대 실적의 원인으로 분석된다.우리은행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조9034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3분기 순이익은 59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었다. 우리은행의 호실적은 이자이익 증가가 이끌었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우리은행의 이자이익은 4조1970억원으로 전년보다 7.6% 증가했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동기보다 0.01% 상승한 2.00%를 기록했다.건전성 역시 개선됐다. 우리은행의 9월 말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비율은 0.46%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0.34%였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우량 중소기업 중심의 자산 성장과 핵심 저비용성 예금 유치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하나금융이 올 들어 9월 말까지 거둔 순이익은 1조8921억원으로 2005년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6% 증가한 5894억원을 냈다. 은행의 이자이익 확대와 건전성 관리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고 자회사들의 실적 호전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1.4% 늘어난 4조1691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NIM은 전년보다 0.02%포인트 증가한 1.96%였다.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3분기 말 NPL비율은 0.61%로 전 분기보다 0.10%포인트 떨어졌고, 누적 대손비용률은 0.12%로 지주사 설립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하나금융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대출 자산을 늘리며 3분기 말까지 1조7576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이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보다 53.7% 늘어난 1420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올렸다.농협금융 역시 올 들어 9월 말까지 전년보다 47.9% 증가한 1조711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이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전년보다 81% 증가한 9339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협은행의 NIM은 1.87%로 작년 동기보다 0.10%포인트 올랐고, NPL비율은 0.94%로 지난해 3분기(1.12%)보다 0.18%포인트 높아졌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동기보다 24.2% 많은 350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김순신/정지은/안상미 기자 soonsin2@hankyung.com
분기 순이익은 2분기보다 줄어…"충당금 적립 증가"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771억원을 달성했다고 26일 밝혔다.이는 작년 1∼3분기 순이익 7천285억원보다 47.9% 성장한 규모다.농협금융이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까지 포함하면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천804억원이다.농협금융은 부실채권 충당금 적립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이 감소했지만,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 영업이익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은 4천59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4% 줄어든 반면 이자이익은 5조8천5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9% 증가했다.수수료이익은 8천712억원으로 작년 1∼3분기 8천12억원보다 8.7% 늘었다.9월 말 그룹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95%로 6월 말보다 0.01%포인트 개선됐다.대손충당금 적립률은 87.29%로 6월 말보다 2.17%포인트 내렸다.그러나 3분기 실적만 보면 2천477억원으로 2분기(4천394억원)보다 43.6% 줄었다.농협금융 관계자는 "2분기에는 은행에서 특수채권 회수가 많아 충당금이 적게 쌓였으나 3분기 들어 은행 쪽 충당금을 더 많이 쌓게 돼 순이익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계열사별로 보면 NH농협은행은 1∼3분기 누적 순이익 9천339억원으로 집계됐다.3분기 순이익은 2천655억원으로 전분기(3천508억원)보다 24.3% 감소했다.3분기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90%로 2분기와 동일했다.9월 말 기준 은행 NPL은 0.94%로 6월 말보다 0.01%포인트 개선됐고,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86.05%로 3개월 전보다 0.47%포인트 내렸다.보험계열사 실적은 부진했다.NH농협생명의 1∼3분기 순이익은 26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951억원)보다 71.8% 급감했다.3분기에만 233억원 순손실을 냈다.NH농협손해보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동기(167억원) 대비 83.2% 줄었다.3분기 순손실은 177억원에 달했다.농협금융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는 한국·미국 금리 역전이 일어나면서 해외 채권투자 부분에 손실이 발생했다"며 "환변동 위험 회피(환헤지) 비용도 늘어나 수익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손해보험사는 올해 폭염에 따른 정책성 보험 지급이 많이 됐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3천505억원 순이익을 냈다.3분기에만 1천56억원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3분기 연속 순이익이 1천억원을 넘었다./연합뉴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사진 왼쪽 두 번째)은 지난 22일 “미국·중국 무역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만큼 금융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경영체질 개선으로 중장기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확립해달라”고 말했다.김 회장은 이날 서울 충정로 본점에서 열린 ‘3분기 종합경영성과 분석회의’에 참석한 농협금융 자회사 대표들에게 이 같이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선 농협카드와 농협캐피탈의 체질 개선 및 질적 성장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을 진행했다.김 회장은 “농협카드는 조직 효율성 및 인적 전문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독립적인 성과 평가를 통해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면서 일반 카드사 수준의 경영 인프라를 구축해 달라”고 말했다. 농협캐피탈에 대해서는 “건설 경기 악화에 따른 산업재금융 자산건전성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또 김 회장은 올 연말 인사는 전문성에 초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회장은 “업무 경력과 직무 전문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