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사진)은 “14회째를 맞는 ‘시니어 리빙&복지 박람회(SENDEX·센덱스)’가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의원, 동아대 석좌교수 등을 지낸 서 회장은 이번 행사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 회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고령친화산업의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8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빠르게 커지고 있는 고령친화산업에서 일자리가 2020년까지 연평균 13% 늘어날 것”이라며 “시대적 흐름인 포용 성장에 부합하는 분야”라고 했다.
국내 고령친화산업 발전이 늦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2006년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이 제정되고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기반을 마련했으나 관심 부족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령친화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복지부 요양보험제도과는 보험 업무를 다루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는 데 치우칠 수밖에 없다”며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민관 태스크포스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들의 관심도 촉구했다. 서 회장은 “지난 4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고령친화산업 전시회에 갔더니 주요 기업이 많이 참가해 깜짝 놀랐다”며 “국내 기업은 아직 이 분야를 유망하다고 보지 않는 것 같은데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서 회장은 한국이 뛰어난 정보기술과 바이오기술을 바탕으로 고령친화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그는 우선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일본의 복지용구 보험급여비는 2016년 기준 약 2조5000억원으로 한국(1125억원)의 20배가 넘는다”며 “노년층은 소득이 낮기 때문에 정부가 보험 재정을 확대해 수요를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고령친화제품 상설전시장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한국은 성남, 광주, 대구 등 세 곳에 상설전시장이 있는데 일본은 전국에 81곳이 있다”며 “노인,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