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7일 방한 중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을 두고 재계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년만에 국내서 글로벌기업 대표 만난 이재용, 신사업 '가속'
우선 이 부회장이 '홈그라운드'인 국내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를 만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내에서 글로벌 기업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 2월 초 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이후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 2016년 9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회동 후 약 2년 만의 일이다.

석방 이후 이 부회장은 북미·유럽·중국 등으로 출장을 다니며 인공지능(AI)·차량용 전장부품 등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을 챙겼고,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에 주력해왔다.

다만 해외출장이었던 만큼 동선과 만남의 대상이 대부분 비공개여서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일정을 '잠행'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회동을 놓고 미래먹거리 확보 차원의 신성장사업 발굴·육성을 위한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앞으로는 더욱 공개적이고 과감해지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기 전까지 글로벌 IT 기업 대표들과 왕성한 만남을 가졌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4월에는 닷새 간격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래리 페이지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만나 재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었다.

또 같은 해 우리나라를 찾은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면담했으며, 이듬해인 2014년에는 나델라 CEO(9월)와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10월)을 서울에서 만났다.

2015년 10월에는 AT&T 랜들 스티븐슨 회장을 국내에서 만났다.

국내는 아니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7월 미국 아이다호주(州)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코 미디어 콘퍼런스(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당시 IBM 지니 로메티 CEO를 따로 만나 글로벌 인맥을 쌓기도 했다.

올해 5월 중국 출장 당시에는 왕추안푸 BYD 회장,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등을 만나 신성장 산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나델라 CEO와의 만남은 이 부회장이 주력하고 있는 삼성 미래 성장산업 육성 측면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만한 대목이다.

AI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판단하는 이 부회장과 2014년 취임 이후 AI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나델라 CEO가 이날 사업 협력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앞으로 양사 간 어떤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마련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