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이사는 30일 오후 시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공장 준공을 통해 내년에 현재 물량의 두 배가량의 매출을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매일 생산해도 도매상에서 우리 술을 사겠다고 기다리는 곳만 100곳이다.
원하는 물량을 주지 못하니 부분적으로 나눠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950년 설립된 제주 지역 대표 기업인 한라산소주는 최근 제주도를 넘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물량이 달리고 있다.
이에 매출은 2014년 395억원에서 지난해 460억원으로 65억원이 증가했고, 2016년 300만병이던 제주도 외 판매량은 지난해 500만병으로 대폭 늘었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는 월 3만 박스, 50만병가량이 나가고 있다.
현 대표는 "거래처가 전국에 200곳이 넘고 나가는 물량도 많아 직원들의 한 달 근무 일수가 30일에 육박할 정도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급량을 맞추고자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2∼3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제주에 있던 조그만 회사였지만 점점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며 "제주도에서 우리처럼 네임밸류가 커진 회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첫 삽을 떠 다음 달 준공을 앞둔 신공장은 대지면적 1만530㎡, 건축 연면적 6천937.71㎡에 4층 규모다.
특히 견학로·역사관과 옥상 전망대를 마련해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한라산소주 관계자는 "이번 신공장 준공을 계기로 공장 내 생산 공정을 들여다보고, 제주 근현대사 명소를 경험하는 투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라며 "이는 제주도 관광객을 유치하고, 한림읍 지역 상권을 부흥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공장 준공으로 소주 생산량이 현재 하루 15만병에서 25만병으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첨단 설비 도입으로 특유의 맛과 부드러움을 살릴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한라산소주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홈그라운드'인 제주도에 대기업 계열사 '공룡'들이 진출하면서 도전을 받는 것 또한 현실이다.
과거 제주도 내 80∼90%에 달하던 한라산소주 점유율은 다른 업체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60%가량으로 낮아졌다.
현 대표는 "신세계 같은 대기업은 백화점·이마트 등이 있고, 하이트진로도 맥주 제품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는 소주 하나밖에 없다"며 "대기업과 경쟁하다 보면 아무래도 많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신공장을 랜드마크로 키워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을 활성화한다면 향토기업으로 대기업과 싸워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한라산소주 하나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라산소주는 최근 지하수 수질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식약처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에 게재된 사실이 알려지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한라산소주는 올해 8월 신공장 건설로 생산이 중단된 시기에 검사해 총대장균군과 pH 농도 기준 2가지 항목에 대해 '부적합'이 나온 것으로, 이후 재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현 대표는 이와 관련 "신공장 이전으로 20∼25일가량 공장을 닫은 기간에 미생물이 번식해 일시적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나 나중에 적합을 받았다"며 "정수에 대해선 아무런 이상이 없고 이후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제주도 물 정책과에서도 채수했는데, 적합으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