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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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이탈리아 재정악화 우려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3분기 실적 발표가 나오더라도 반등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하긴 힘든 상황입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24일 주식시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52포인트(0.40%) 하락한 2097.58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에 이어 또 다시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7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이 7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의 강경발언과 대외 불안이 계속되면서 코스피의 하락 연장선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전히 하방 위험이 큰 상태로, 급락하면 이중 삼중으로 바닥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바닥이 어디일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의지를 보이면서 러시아와의 충돌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텍사스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협정(INF)을 준수하지 않아 (내가) 협정을 끝낼 생각"이라며 "(새로운 협정에는) 그들(중국과 러시아)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인터넷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관세 부과를 완화할 계획이 없으며 중국이 미국의 대중 무역 관세로 더 큰 고통을 느끼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그는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좋지 않으면 반등 모멘텀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뉴욕 증시가 상승추세로 돌아서는 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낙폭이 컸던 코스닥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이날 엔터테인먼트 주가가 10~20% 하락했는데 차익실현에 나서는 매물 때문에 하락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은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 수익을 보는 종목을 정리하려는 심리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용잔고도 불안하다. 그는 "8~9월 신용잔고 청산이 일부 됐지만, 지수가 회복에 나서지 못하면서 추가로 청산 가능성이 확대됐다"며 "하락에 대한 위험이 더 확대되고 있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