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작품을 편집·출간한 출판사 난다 김민정 대표는 4일 연합뉴스를 통해 "어제 저녁 시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허수경 시인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허수경 시인은 자택에서 밤새 병세가 악화해 다음 날 아침(현지 시간)에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현지에서 수목장으로 치른다.
허수경 시인은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했으며, 지난 2월 김 대표에게 이 사실을 알린 뒤 작품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지난 8월에는 2003년 나온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을 15년 만에 새롭게 편집해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라는 제목으로 내기도 했다.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방송국 스크립터 등으로 일하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후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와 `혼자 가는 먼 집`을 낸 뒤 1992년 돌연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와중에도 꾸준히 시를 써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등 4권의 시집을 냈다.
또 산문집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박하`, `아틀란티스야, 잘 가`, `모래도시`, 동화책 `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 `끝없는 이야기`, `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 `그림 형제 동화집` 등을 펴냈다.
유족으로는 독일에서 지도교수로 만나 결혼한 남편이 있다.
허수경 시인 별세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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