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1952년 701진공관 컴퓨터를 출시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방대한 데이터와 우수한 마케팅으로 회사 매출은 연평균 15%씩 증가했다. 하지만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있었다. 직원 관리였다. 그들은 특별한 사유가 아닌 한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 점점 별로 일을 하지 않는 잉여 직원들이 생겼다. IBM의 매출은 높았지만 이익은 낮아졌다. 상황은 안 좋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열심히 ‘출근만’ 하는 직원이 많았다.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자인 에드가 와첸하임은 이 사실을 눈여겨봤다. IBM의 필요 없는 인력과 감축할 수 있는 비용, 순이익 증가 효과를 분석했다. 와첸하임은 IBM이 인력을 줄일 것이라 보고 주식을 사들였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인력 감축 후 IBM 주가는 치솟기 시작했다. 와첸하임은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하고, 그 변화로 발생할 미래 가치가 현재 주가에 반영되면 주식을 매도하라”고 조언한다.

《보통의 주식, 보통의 상식》은 기업 순자산가치, 성장가치 등을 분석해 투자하는 ‘가치투자’의 방법을 다룬다. 저자는 투자운용사 그린헤이븐어소시에이츠 회장 겸 수석포트폴리오관리자인 와첸하임이다. 그는 67억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하며 가치투자를 하고 있다.

와첸하임은 ‘가치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말한 성공 투자의 두 가지 규칙을 신봉하고 있다고 했다.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 규칙은 영구 손실을 피하라는 것이고, 두 번째 규칙은 첫 번째 규칙을 절대 잊지 말라는 것이다.” 리스크는 높지만 상승 잠재력이 대단히 큰 주식을 매수할지, 리스크는 낮지만 그만큼 상승 잠재력도 작은 주식을 매수할지 고민이 될 땐 후자를 택하는 게 좋다는 게 와첸하임의 생각이다.

꼼꼼한 조사도 필수다. 종목 선정을 잘해야 영구 손실 위험을 막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와첸하임은 직접 빵 봉투를 들고 비행기를 타고 오가며 유니언퍼시픽철도, AIG 등 다양한 회사를 찾아가고 분석한다.

큰 투자를 하기 전 먼저 작은 투자를 하며 여러 각도에서 조사도 해야 한다. 특정 기업에 흥미가 생기면 그 회사 주식 몇 주를 시험 삼아 사보는 것이다. 와첸하임은 “주식 소유는 그 회사를 더 강도 높게 분석하는 유인이 돼준다”고 강조한다. 실수를 지나치게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한다. “꼼꼼한 조사 등 해야 할 것을 다 했다면 증시에서 훌륭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거의 모든 것을 다 잘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웠다. 그리고 나 역시 무수히 실수하며 이를 경험으로 삼고 나아가야 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