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이 다시 'AI 거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작년보다 개선된 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투자 부담 우려를 덜어낼 만큼 빠른 이익 증가 속도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 클라우드 성장 기대 밑돌아오라클은 10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2026회계연도 2분기(9~11월)에 매출 160억6000만달러, 조정 영업이익 6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두 수치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각각 14%, 10% 급증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약 1% 정도 밑돌았다.최근 성장을 견인해온 클라우드 사업은 예상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오라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4% 증가한 7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연산용 데이터센터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매출은 68% 급증한 40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오라클은 세계 최초로 상용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판매한 B2B 소프트웨어 업계의 공룡이다. 하지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급격히 성장하는 동안 고성장 시장에서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오라클은 지난해부터 AI 클라우드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시장을 독점 수준으로 점유하고 있는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과 최신 그래픽연산장치(GPU)를 탑재한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상품으로 판매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 예상보다 빠른 부채 증가전문가들은 AI 클라우드 기업으로의 성장 계획이 아직까진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클라우드 매출이 회사의 예상치(가이던스)를 넘어 순항하고 있지만, GPU와 메모
세계 최대 오프프라이스(off-price) 유통사인 TJX컴퍼니(티커명 TJX)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 여파로 물가 상승과 고용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려는 ‘짠물 소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1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TJX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23.51% 상승했다. 10일에는 전장 대비 1.29% 오른 155.6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불황’이 꼽힌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TJX가 운영하는 TJ맥스(사진), 마샬스 등 할인점으로 몰려가고 있어서다. 미국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8.7로, 10월보다 6.8포인트 하락해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미국 소비자의 현재 경제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인식을 수치화한 것이다.불황이 길어질수록 오프프라이스 유통사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부각된다. 소비 둔화로 제조사의 재고가 늘면 TJX는 더 낮은 가격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최근 발표된 TJX의 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2026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51억달러로, 시장 전망치(149억달러)를 넘어섰다.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1.28달러로, 예상치(1.22달러)를 웃돌았다. 동일 점포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했다.TJX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0~32배로, 섹터 중앙값(17.3배)을 크게 웃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것은 TJX의 높은 자본 효율성과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TJX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TJX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사진·영상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의 주가가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하락했다.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어도비 주가는 정규장에서 0.35% 하락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0.80% 추가 하락했다. 시장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매출과 내년 실적 전망을 내놨음에도 투자심리를 되살리지 못했다.어도비는 이날 4분기 매출이 6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61억1000만달러)를 1.31% 웃도는 수준이다.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5.50달러였다. 2025회계연도 기준 연간 전체 매출은 237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애널리스트들의 기존 예상치는 236억9000만달러였다.어도비는 이날 내년 연간 총매출을 259억~261억달러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내년 1분기 매출은 62억5000만~63억달러로 전망했다.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어도비 주가는 올해 들어 22.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18.71%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월가 안팎에서는 어도비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프로 등 어도비의 대표 프로그램으로만 할 수 있던 작업이 AI 툴로 쉽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어도비는 이날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와 협업해 자사의 사진·문서 편집 프로그램을 챗GPT 대화창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별도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포토샵, 애크로뱃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선한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