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인코딩해 필요한 세포 기능 구현… 합성생물학 시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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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리포트
최근 합성생물학을 이용한 유용물질 생산 및 인공 유전체 제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전체 정보 및 분자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DNA 합성기술이 급속히 발전해 이에 드는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져서다. 현대 생명공학은 1953년 DNA의 분자구조 규명과 함께 시작됐다. 1970년대에는 다른 생물의 DNA를 대장균에 이식해 단백질 치료제를 생산하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이 개발되면서 바이오산업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95년에는 180만 염기쌍으로 구성된 미생물 총 유전체를 최초로 밝혀냈는데 불과 20년이 지난 요즘은 한 해에만 수천 종의 미생물 유전체가 밝혀지고 있다.
합성생물학, 바이오 혁신기술의 핵심으로
이렇게 대량 유전체 정보가 쌓여가면서 DNA 기능들을 표준화된 부품으로 확보하고 이를 조합해 더 복잡한 모듈을 개발하게 되면서 세포기능을 효과적으로 설계하려는 합성생물학 기술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DNA 설계, 자동화된 합성, 머신러닝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바이오프로세스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려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정부도 2017년 9월 바이오산업 및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제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바이오 혁신 기술의 핵심으로 합성생물학을 주목했다. 바이오경제 기반을 조성하는 데 생명과학 전반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혁신기술로 합성생물학의 효율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는 필요한 세포기능을 구현하도록 인공적으로 DNA를 인코딩하는 과정을 통해 실행된다.
인코딩은 논리·데이터를 기계어로 바꾸는 과정을 가리키는 전산용어인데 세포기능·정보들을 유전자염기(GATC)를 구성하는 네 가지 알파벳 조합으로 표현하는 과정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인코딩 과정은 세포 안에서 작동시킬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유전자 부품 목록을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목록에서 선택한 부품들을 논리소자처럼 조합해 더 다양하고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DNA 모듈을 제작할 수 있다. 이런 DNA 모듈은 유전체 수준의 대형 DNA를 합성하는 데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2010년에 크레이그벤터연구소는 수십만 바이트(염기쌍)에 이르는 최초의 미생물 유전체를 합성해 확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엔 수천만 바이트 크기인 효모에서도 유전체 합성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IT기업들 속속 진출
그동안 생명과학은 발견과 규명의 관점에 치우쳐 있어 효율성을 핵심으로 하는 공학 분야와의 연계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에 비해 합성생물학을 통한 접근에서는 전 과정을 DNA의 모듈형 설계와 제작을 수단으로 하고 있어 기술 발전에 비례해 다른 분야와의 연계 및 융합이 더 촉진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대형 정보기술(IT)회사들이 유전자설계, 자동화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연계하는 합성생물학에 연간 수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DNA 인코딩을 통한 합성생물학 기술의 발전이 지금까지와 다른 공학적 활용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미국을 필두로 영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도 바이오경제 청사진을 마련하고 독자적인 합성생물학 파운드리를 구축하는 등 국가 차원의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생물공학 분야는 20년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이 일반화되고 있다. 다보스포럼에서는 2000년대 초 등장한 합성생물학이 생명공학 및 융합산업 전반에 파급돼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경제의 핵심 프레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따라서 더 적극적으로 제3차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에서 꿈꾸듯 ‘디자인-합성-테스트-수정’을 고속화하는 시스템이 확산되면 수년이 걸리던 바이오기술 개발 주기가 수주 또는 수개월로 단축될 것이다.
우리의 육성계획도 이런 세계적 연구 동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자동화, 고속화, 빅데이터 연산능력을 포괄하는 융합기술의 관점에서 장기적 전략을 갖추고 유전체 수준의 DNA 인코딩을 통해 합성생물학 기술 발전을 본격적으로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승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합성연구 센터장 >
합성생물학, 바이오 혁신기술의 핵심으로
이렇게 대량 유전체 정보가 쌓여가면서 DNA 기능들을 표준화된 부품으로 확보하고 이를 조합해 더 복잡한 모듈을 개발하게 되면서 세포기능을 효과적으로 설계하려는 합성생물학 기술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DNA 설계, 자동화된 합성, 머신러닝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바이오프로세스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려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정부도 2017년 9월 바이오산업 및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제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바이오 혁신 기술의 핵심으로 합성생물학을 주목했다. 바이오경제 기반을 조성하는 데 생명과학 전반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혁신기술로 합성생물학의 효율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는 필요한 세포기능을 구현하도록 인공적으로 DNA를 인코딩하는 과정을 통해 실행된다.
인코딩은 논리·데이터를 기계어로 바꾸는 과정을 가리키는 전산용어인데 세포기능·정보들을 유전자염기(GATC)를 구성하는 네 가지 알파벳 조합으로 표현하는 과정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인코딩 과정은 세포 안에서 작동시킬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유전자 부품 목록을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목록에서 선택한 부품들을 논리소자처럼 조합해 더 다양하고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DNA 모듈을 제작할 수 있다. 이런 DNA 모듈은 유전체 수준의 대형 DNA를 합성하는 데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2010년에 크레이그벤터연구소는 수십만 바이트(염기쌍)에 이르는 최초의 미생물 유전체를 합성해 확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엔 수천만 바이트 크기인 효모에서도 유전체 합성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IT기업들 속속 진출
그동안 생명과학은 발견과 규명의 관점에 치우쳐 있어 효율성을 핵심으로 하는 공학 분야와의 연계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에 비해 합성생물학을 통한 접근에서는 전 과정을 DNA의 모듈형 설계와 제작을 수단으로 하고 있어 기술 발전에 비례해 다른 분야와의 연계 및 융합이 더 촉진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대형 정보기술(IT)회사들이 유전자설계, 자동화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연계하는 합성생물학에 연간 수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DNA 인코딩을 통한 합성생물학 기술의 발전이 지금까지와 다른 공학적 활용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미국을 필두로 영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도 바이오경제 청사진을 마련하고 독자적인 합성생물학 파운드리를 구축하는 등 국가 차원의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생물공학 분야는 20년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이 일반화되고 있다. 다보스포럼에서는 2000년대 초 등장한 합성생물학이 생명공학 및 융합산업 전반에 파급돼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경제의 핵심 프레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따라서 더 적극적으로 제3차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에서 꿈꾸듯 ‘디자인-합성-테스트-수정’을 고속화하는 시스템이 확산되면 수년이 걸리던 바이오기술 개발 주기가 수주 또는 수개월로 단축될 것이다.
우리의 육성계획도 이런 세계적 연구 동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자동화, 고속화, 빅데이터 연산능력을 포괄하는 융합기술의 관점에서 장기적 전략을 갖추고 유전체 수준의 DNA 인코딩을 통해 합성생물학 기술 발전을 본격적으로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승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합성연구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