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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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1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내놓은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0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년 동월 대비 6000억원 줄었지만, 전월 대비 1조1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4조8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1조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한은은 주택거래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월 7000호로 전월(6000호)보다 늘었다. 그러나 작년 8월(1만5000호)의 절반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난 것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확대 배경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면서 세입자가 증가하고 전세가격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은 은행권에서 2조5000억원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9000억원 축소됐고, 전월 대비 8000억원 확대됐다.

금융위는 여름 휴가철 자금 수요 등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의 증가폭은 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000억원 축소됐지만, 7월보다는 1조원 확대됐다.

올해 들어 월별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폭은 1월 9000억원, 3월 4000억원, 5월 1조5000억원, 7월 9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9000억원으로 커지는 추세다.

다만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8월에 6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조6000억원, 전월 대비 3000억원 증가폭이 축소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6000억원 감소했다.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은 5000억원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했고, 전월 대비 1000억원 증가폭이 작아졌다.

금융위는 "올해 1∼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 45조7000억원은 2015∼2017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저 수준"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