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 센터의 마야 팬틱 교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를 방문한 취재진에게 AI 개발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 센터는 지난 5월 22일 문을 열었다.
팬틱 교수와 마이크로소프트 케임브리지 연구소장을 역임한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 등 AI의 대가가 스카우트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한국과 영국 외에도 미국 실리콘밸리,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 전 세계적으로 5개 지역에 AI 센터를 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럽 AI 센터는 인간의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상호 통신이 가능한 기술(Human-like Communication)과 이를 바탕으로 한 헬스케어 AI 개발에 주력한다.
이날 취재진에게 유럽 센터의 AI 개발 방향을 설명한 팬틱 교수는 얼굴·행동 분석을 통한 감정인식의 전문가로 정평이 난 세계적 석학이다.
팬틱 교수는 "인간의 표정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눈동자·고개 방향·입꼬리 등을 전체적으로 동시에 인식해야 한다"면서 "가령 우울증 환자의 경우 똑같은 반응처럼 보이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과 웃는 모양새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기술로 인간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면서 "가령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는 노인들은 AI 기술로 치매·우울증 같은 질환의 사전 징조가 감지돼 본인과 가족들에게 전달돼 대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현대인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비만 문제 해결을 돕고자 음식 칼로리를 기존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도 검토 중이다.
팬틱 교수는 "인간의 표정은 인종과 동·서양인 차이, 연령, 성별 등에 따라 모두 차이가 있다"며 "정확한 분석을 위해 모든 데이터가 복합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AI를 개발 중인 다른 글로벌 기업들 대비 차별적인 강점을 지닌다고 판단했다.
팬틱 교수는 "AI 관련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인터페이스를 마주하는 사용자로부터 얻게 되는데, 삼성전자는 디바이스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구축' 면에서 삼성전자에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경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초 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후 두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출장지다.
유럽은 AI와 전장산업이 특히 발전한 곳이어서,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유럽행을 삼성전자의 신성장 동력 사업 방향과 연결지으려는 관측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팬틱 교수는 "AI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인간 중심의 AI 기술을 보다 혁신적으로 연구해 사용자 삶에 편리함을 주고 삼성전자의 미래사업 발굴에도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