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政靑 회의 정례화' 관철시킨 이해찬

정책 입안~시행 주도 의지
상임위별 당정협의도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매달 당·정·청 회의를 열고 국정 운영에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민주당은 국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되므로 쓴소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며 향후 당·정·청 관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제가 국무총리 시절 당·정·청 회의를 많이 했는데, 서로 간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의사소통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당·정·청 정례 회동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총리를 맡아 당·정·청 회의만 100번 정도 열었다는 이 대표가 이 총리, 장 실장 등과 공개적으로 마주 앉은 첫 회의에서 기선제압으로 비칠 만한 언급을 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한 해 서너 차례 열었던 고위 당·정·청 회의를 매달 열자고 제안해 관철시키고, 국회 상임위원회별 당정협의도 정례화·상시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준비하고 청와대가 승인해 가져온 정책을 국회에서 공유하기만 하던 보여주기식 당·정·청 회의를 지양하고 여당이 입안부터 시행까지 정책을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뜻이다. 홍익표 수석부대변인은 회의 후 “당정협의의 상시화와 정례화 차원에서 상임위별 당정협의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가급적 월 1회로 정례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치밀한 정책홍보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사실상 당이 정부를 향해 질책성 주문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최저임금이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의 원인이라는 식의 분석에 정말 유감”이라며 “앞으로 정부는 자영업자 대책을 다시 한 번 잘 설명하고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6월에도 “청와대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몇 번이나 최저임금 문제를 설명 좀 하라고 한 것으로 아는데 안 했다”며 정부의 홍보 부족을 지적한 바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