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딛고, 다시 걷는 미야기현 올레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여행의 향기
'글쓰는 셰프' 박찬일의 세계 음식 이야기 - 일본 미야기의 맛, 올레의 치유
청주에 상어 심장 한 점 '식감 쫄깃'
일본 동북부 어업도시 게센누마 항구
횟감인 황새치·가다랑어에 침샘 자극
센다이서 맛보는 '즌다모치'도 일품
마쓰시마 절경 올레길 10월7일 개장
'글쓰는 셰프' 박찬일의 세계 음식 이야기 - 일본 미야기의 맛, 올레의 치유
청주에 상어 심장 한 점 '식감 쫄깃'
일본 동북부 어업도시 게센누마 항구
횟감인 황새치·가다랑어에 침샘 자극
센다이서 맛보는 '즌다모치'도 일품
마쓰시마 절경 올레길 10월7일 개장

오돌오돌한 육고기 씹는 듯한 상어 심장


일본의 부엌을 책임지는 게센누마



“게센누마 시민은 누구나 회를 뜰 줄 압니다.”
완두 으깨 모치에 묻혀내는 즌다모치 일품

센다이의 명물은 보통 규탄을 든다. 소 혀(tongue)를 뜻한다. 소(牛, 일어발음 규)+ton=규탄이 된 것이다. 조어 과정을 봐서 예측할 수 있지만 오래된 요리는 아니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소고기를 먹게 된 것이 1900년대 초반이니 그 부산물인 혀 같은 내장 먹기가 일반화된 것은 훨씬 후의 일이다. 그런데도 센다이의 집중적인 홍보로 센다이 하면 규탄을 떠올리게 됐다(적어도 일본인들은). 규탄은 이번 취재에선 열외. 다른 특산물을 먹어보기로 했다. 즌다모치, 즌다셰이크 같은 간식거리가 눈에 띈다. ‘즌다’란 ‘으깨고 찧는다’는 뜻이다. 즉 완두콩을 으깬 형태. 이것을 찹쌀떡인 모치에 묻혀내는 게 즌다모치다. 보통 팥을 쓰는데, 녹색의 즌다모치 맛이 부드럽고 산뜻하다. 가장 인기있었던 것은 즌다셰이크. 우유 맛이 좋아서인지 완두콩 으깬 것을 넣어 만든 셰이크가 입에 붙는다. 이것을 파는 특산물점 코너에 줄이 길다. 확실히 일본의 각 지역은 자기만의 상품을 잘 만든다. 평범할 수 있는 재료로 사람을 매료시킨다. 별거 아닌 것도 원래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 뇌에 각인되는 PR 방법이랄 수도 있겠다.
섬들의 환상적 풍경 마쓰시마
마쓰시마. 일본의 3대 경승지. 이 일대를 걷는 올레길이 만들어졌다. 미야기현에는 ‘미야기 올레’라는 이름으로 두 개의 올레길이 먼저 생길 예정이다. 현재 준비가 거의 완료됐으며, 10월7일 개장한다. 취재팀은 이 길을 먼저 걸어봤다. 마쓰시마 지역은 오쿠마마쓰시마 코스가 전장 10㎞, 소요시간 4시간짜리로 설계됐다. 마쓰시마의 절경을 바라보는 최상의 코스다. 동행한 제주올레 일본지사장 이유미 씨는 “규슈, 몽골에 이어 해외에 수출된 세 번째 올레가 미야기입니다. 이번 코스는 매우 박력 있으면서도 바다를 조망하는 코스가 특별히 대단합니다.” 말대로,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환상적이고, 바다는 마치 거대한 호수처럼 잔잔하다. 코스 중에 여러 개의 뛰어난 포스트가 이어지는데 해발 105m인 오타카모리를 빼놓으면 안 된다. 정상에 서면 마쓰시마만과 태평양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코스를 마치고 묵는 숙박이 명물이다. 우리는 사쿠라소라는 민숙(民宿)에 묵었다. 개인이 경영하는 소박한 숙소라고 보면 되는데, 값도 싸고 무엇보다 주인 내외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날그날 어획한 것이 밥상에 올라온다. 저녁과 아침 두 끼와 숙박을 제공하는데, 음식값만 해도 숙박비(7600엔·약 8만원 미만, 주말에는 1000엔 추가)를 뽑는다(?)고 할 정도. 소박한 주인 내외의 심성도 마음에 든다.
두 번째 코스는 게센누마 가라쿠와 코스. 역시 거리 10㎞에 5시간 정도가 걸린다. 마쓰시마 코스가 안온하다면, 이곳은 박력 넘치고 거친 바다를 볼 수 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파도가 기암과 절벽을 때린다. 이런 곳에 길이 나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정도. 스타지 지점을 지나면 2011년 쓰나미로 바다에서 육지로 들어올려진 큰 암반을 볼 수 있다. 90t 정도 나간다고 하니, 당시의 위력을 실감케 하고, 그것을 이겨내고 부흥한 미야기현민이 대단하다고 할 밖에. 사실 쓰나미는 이 지역에서 평균 37년에 한 번 온다고 한다. 그만큼 대비가 잘 돼 있고, 경고 시스템도 좋다.
취재팀의 마지막 방문지는 나루코온천지역. 유황 성분이 엄청나게 강해 탕치(질병 치료 목적의 온천) 효과가 강한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온천 지역 맨 위쪽에 대중탕이 있는데, 숙박하지 않고 가볍게 목욕만 할 수 있다. 센다이에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제이알(JR) 나루코(鳴子)역이 온천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