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 총감독, 설동상 코치가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가루다 시어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준결승에서 파키스탄을 27-24로 격파했다.
인도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주장 이장군과 엄태덕, 김성렬 등을 앞세운 남자 카바디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최강 인도에 깜짝 승리를 거두는 등 4전 전승을 기록한 데 이어 준결승에서도 승리하면서 무패 성적으로 결승에 나서게 됐다.
한국은 종주국 인도를 27-18로 무찌르고 올라온 이란과 24일 오후 7시(한국시간) 결승에서 맞붙는다.
파키스탄전 초반은 팽팽했다. 파키스탄은 7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번, 동메달 5번을 거머쥔 강팀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우리 대표팀의 기세에 밀렸다.
전반전에 우리가 공수에서 고루 점수를 내며 11점을 챙겼고, 파키스탄은 수비수인 '안티'가 3명 이하로 남았을 때 공격수 '레이더'를 제압하면 2점이 주어지는 '슈퍼 태클'로 6점을 챙기며 10점을 냈다.
1점을 앞선 대표팀은 후반에는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공격수가 수비수를 모두 터치해 아웃시켰을 때 주어지는 2점까지 챙겨 점수가 순식간에 6점 차까지 벌어졌다.
파키스탄은 추격을 멈추지 않았지만 결국 우리가 3점 차 승리를 챙기고 결승행의 주인공이 됐다.
인도 전통놀이에서 변형된 카바디는 종주국 인도의 아성이 견고한 종목이었다.
카바디 프로리그까지 있는 인도는 남자 카바디가 1990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이후 남녀 정상을 한 차례로 내주지 않은 절대 강자다.
세 차례의 월드컵에서도 모두 우승했다. 우리나라가 지난 20일 조별리그에서 인도에 1점 차 패배를 안긴 것이 인도의 아시안게임 첫 패배였을 정도다.
인도는 조별리그에 우리에게 일격을 맞은 데 이어 이란에 패해 준결승에서 탈락하며 처음으로 왕좌를 내주게 됐다.
이란은 4년 전 우리나라에 준결승 패배를 안긴 팀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카바디 종목에 처음 출전한 우리나라는 2014 인천 대회에서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에야 대한카바디협회가 설립됐고 실업팀도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궈낸 기적같은 성과다.
'숨을 참는다'는 뜻의 힌두어에서 유래한 카바디는 술래잡기와 공 없이 하는 피구, 격투기를 섞은 듯한 종목이다.
공격권을 가진 팀의 선수 레이더가 상대 코트로 들어가 쉼 없이 '카바디' 구호를 외치며 안티들을 터치하고 돌아오거나 안티들이 레이더를 제압하면 득점한다. ◇ 23일 전적(자카르타 가루다 시어터)
▲ 남자 카바디 준결승
한국 27(11-10 16-14)24 파키스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