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중국 증시가 최근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개월여 사이에 상하이종합지수가 25%가량 급락하자 중국 정부가 서둘러 지원책을 내놓은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경기 둔화를 방어하려는 중국 정부 당국의 의지가 강해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가격 부담이 작은 만큼 중국 펀드를 분할매수하라는 조언도 내놨다.
◆바닥 다지고 오르는 중국 증시

2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46.02포인트(1.61%) 오른 2905.56에 마감했다. 지난 2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달 19일 3000선이 무너진 뒤 이달 6일 2691.02까지 밀린 상하이지수가 29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 정부가 20일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세칙을 내놓은 데 이어 23일 미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금융·재정정책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시중에 5020억위안(약 8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마중물을 부었다. 지급준비율 인하, 내수시장 부양정책 등 추가 카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7조3000여억원)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는 최근 한 달간(지난 23일 기준) 평균 5.18% 손실을 냈다. 6개월 손실률은 14.93%에 달한다.

◆내수·소비업종 집중하는 펀드 유망

5개월여간의 조정으로 중화권 증시의 가격 매력은 한껏 높아졌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상하이지수 10.2배, 홍콩H지수는 9.5배다. 인도(18배), 말레이시아(15배) 등보다 낮다. 김선영 신영증권 중국전략 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싸게 담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분쟁 장기화는 다시 말하면 단기간 추가로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이슈는 되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단기적 파동은 있겠지만 시장이 이 문제를 ‘변수’에서 ‘상수’로 받아들이게 됨에 따라 8~9월쯤엔 단기적 변동성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한계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이 늘어날 위험성도 중국 증시를 누르는 주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질적 측면의 경제 성장을 위해 충격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업 부도를 용인하고 있는 것이어서 악재라고 할 수 없다”며 “구조적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업종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은 중국 정부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지만 내수 소비시장은 중국 정부의 의지에 크게 좌우된다”며 “음식료와 가전, 여행·레저, 제약 등 내수 중심 성장정책의 수혜를 볼 업종에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펀드가 최근 3개월간 평균 6% 손실을 낸 가운데 비교적 선방한 ‘KTB중국1등주펀드’(2.25%),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펀드’(-0.51%) 등은 중국 소비재와 정보기술(IT) 관련주를 많이 담고 있다. 반면 중신증권, 핑안보험 등 금융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짠 ‘신한BNPP중국본토펀드’는 이 기간 13.9% 손실을 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