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스피(KOSPI)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잇따른 금리 인상 기대에 따른 달러 강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 중국 및 대 유럽연합(EU) 무역전쟁 우려 지속 등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2240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시장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지며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회피심리가 높아진 상태다. 다만 현재 지수대를 밸류에이션으로 평가해보면 한국 증시는 충분히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태로 추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역발상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9.1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으로 2011년 금융시스템 우려가 극대화됐던 유럽 재정위기 당시 PER 8배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 글로벌 경제가 금융시스템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경우 밸류에이션은 이미 상당히 낮은 상황이며 확정이익 기준으로도 코스피는 2250선이 PBR 1배에 해당하기 때문에 추가 급락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또 기업이익의 절대적 수준이 과거 평균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곧 시장 상황이 안정될 경우 밸류에이션 장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로 연결된다. 2000년대 초반 20조~30조원에 머물던 영업이익이 2004년부터 급증해 50조~60조원 수준을 기록하게 됐는데 실질적으로 이 당시 이익증가율은 2000년 초반에 비해 둔화되는 국면이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2003년 이후 탄력적으로 움직이며 2000선을 넘었음을 상기하길 바란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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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순이익 규모가 70조~90조원 수준으로 정체됐던 순이익이 2017년 150조원을 돌파하고 올해 10% 이상, 내년에도 5% 이상의 안정적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에서는 시장 변동성만 완화된다면 주가는 언제든 반등에 들어갈 준비가 끝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을 봐야 한다. 최근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심화되고 있으나 실제 글로벌 경기의 트리클다운 효과를 가져오는 미국 경제의 경우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할 정도로 양호한 상황이다. 유로존에서는 6월 소비자 물가 예상치가 전년 대비 2.0% 상승해 물가압력을 확인시켜 줬다. 중국은 구매관리자지수(PMI) 서비스업 지수가 상승해 종합 PMI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종목별로 대응전략을 수립한다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이끌 수 있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은 역설적으로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2차전지, 5세대(G), 미디어, 그리고 실적 수반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예희 KB증권 WM스타자문단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