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플리 키스너와 9언더 공동 선두
타이거 우즈 5언더 66타, 공동 6위
'버디쇼' 안병훈 3언더 공동 20위 선전
3라운드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클라레 저그(디오픈 우승컵)를 들어올린 디펜딩 챔피언 스피스의 공동 선두 도약이었다. 2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7402야드)에서 열린 디오픈 3라운드에서 스피스는 1번 홀 이글을 시작으로 버디 5개로 총 6타를 깎아내리며 9언더로 타수를 줄였다.
이제 4라운드 마지막날, 스피스의 2연패 달성 여부가 이번 디오픈 최대 하이라이트로 부상했다. 지난해 우승자인 스피스가 2년 연속 우승하면 2007·2008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 이어 10년 만에 탄생하는 디오픈 2연패 기록이다. 우즈는 그 이전인 2005~2006년 2연패 과업을 세운바 있다. 스피스는 1~3라운드 내내 기복없는 숏게임을 자랑한 키스너, 쇼플리와 클라레 저그를 놓고 격돌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상승세도 볼거리다. 우즈는 3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전날까지 이븐파로 부진했던 우즈는 이날만 5언더파 66타 집중력이었다. 66타는 2012 PGA 챔피언십 이후 우즈의 메이저 대회 최저 스코어이자 디오픈 최저타다. 중간합계 5언더파 208타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다.
스피스는 이날 첫 홀(파4)부터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396야드 1번 홀 티샷부터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건조하고 딱딱한 바닥과 좁은 페어웨이 탓에 방향성이 정확한 아이언 티샷이 유독 많이 쏟아진 올해 디오픈이었다.
스피스는 이날만은 공격 태세로 전환했다. 첫 홀부터 그린 원 온(One on)을 노리는 모험을 선택했다. 계획대로 티샷은 곧바로 그린 위에 털어졌다. 홀까지 3m가 훌쩍 넘었지만 스피스의 퍼터는 정확히 공을 홀컵으로 떨궜다. 스피스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이글 성공 자신감은 이후 홀에도 계속됐다. 4번 홀(파4)에서 완벽한 어프로치샷으로 버디를 추가한 뒤 3개를 버디를 보탰다. 결정적으로 보기가 18홀동안 하나도 없을만큼 실수가 없었다. 1라운드 공동 50위로 부진했다가 2라운드 11위까지 치고 올라온 뒤, 3라운드만 6타를 줄이는 상승세는 놀라울 정도였다.
한편 한국 선수 중 안병훈(27)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안병훈의 버디쇼가 이어지자 3라운드 TV 생중계 카메라도 자주 '안(An)'의 퍼팅 장면을 송출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매 초마다 빼곡히 경기를 펼치는 디오픈에서 생중계 카메라에 반복적으로 잡히는 건 최고 선수가 아니면 쉽지 않다.
안병훈은 이날 충분히 자격이 됐다. 2라운드까지 2오버파 공동 52위에 그쳤던 안병훈은 이날만 5개 버디쇼를 펼치며 5타를 줄였다. 보기는 하나도 없었다. 중간합계 3언더파로 공동 20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안병훈과 함께 출전한 강성훈(31)은 1타를 잃고 공동 40위로 내려갔고, 김시우(23)는 이날 더블보기까지 나오며 흔들려 중간합계 5오버파 공동 74위로 미끄러졌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