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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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문턱까지 갔다가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한국GM이 5000만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부평공장 증산과 고용 개선에 나선다.

20일 한국GM은 글로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집행하고 연간 7만5000대까지 내수 및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국GM은 이를 위해 차체 공장 신설 및 부평공장의 설비 증설 작업을 조만간 개시한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확대 생산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투자금 5000만 달러는 현재 가동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진 부평2공장 증산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내년 하반기 투입될 예정인 신형 SUV 배정 등 미래 먹거리를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공장 물량을 늘리기 위해 1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트랙스 물량을 일부 이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배리 엥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이에 대해 “본사 차원에서 한국 사업의 지속적인 약속을 확고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GM은 SUV 등 디자인과 개발을 주도하는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다”며 “3000명 이상의 연구개발(R&D) 인력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GM의 이러한 결정은 부평2공장의 근무 형태 변경(2교대→1교대)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조기 해결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사측은 2공장의 근무 형태를 내년 하반기까지 한시적으로 1교대로 바꿀 것을 노조 측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2공장 유지 방안과 미래 전망이 제시돼야 고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16~17일 2교대제의 1교대 전환 논의를 위한 고용안정특별위원회에서 “부평2공장 생산 물량이 4만5000대 이상 확보 되어야 추후 2교대로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공장은 근로자 1800여 명이 근무했었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15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1교대로 바뀔 경우 약 200여 명의 추가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노사는 추정했다. 이 공장은 현재 중형 세단 말리부만 생산 중에 있어 가동률은 30%선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4월 GM은 한국GM에 빌려준 대여금 27억달러(약 2조9100억원)를 출자전환하고, GM과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향후 10년간 43억5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의 신규 자금(뉴머니)을 투입하기로 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투자가 수익성 확보와 장기 성장 계획에 힘을 보태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훈/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