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은 비다와 동료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검토한 후 비다에게 경고를 하는 선에서 그치기로 했다고 AFP와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7일 러시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전 골을 넣은 비다는 승부차기 끝에 크로아티아가 경기에서 승리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승리를 자축하는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비다는 이 동영상에서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란 구호를 외쳤고, 옆에 있던 전(前)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 오그넨 부코예비치는 "이는 '디나모'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승리다"라고 거들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란 구호는 러시아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정치 구호다.
비다는 현재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 소속 프로팀 '디나모 키예프'에 적을 두고 있고, 부코예비치도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비다와 부코예비치의 발언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으로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복수'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FIFA는 월드컵에서 정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위반자는 2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전에서 연장 전반 11분 2-1 역전골을 뽑아내 크로아티아의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한 비다는 동영상으로 논란이 일자 "아무런 정치(정치적 의미)도 없으며 농담일 뿐이다.
내겐 '디나모 키예프'에서 뛸 때부터 우크라이나 친구들이 있다.
다른 뜻은 없다"고 해명했다.
크로아티아축구협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비다와 부코예비치의 발언은 전적으로 월드컵 기간 우크라이나에서 나온 큰 지지에 대한 응답이었다"면서 두 선수가 우크라이나 프로팀과 연관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협회는 그러면서도 "비다와 부코예비치, 다른 대표팀 선수들에게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줬다"고 덧붙였다.
협회 공보실은 뒤이어 "비다와 부코예비치가 정치적 함의는 없었지만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하면서 부코예비치를 러시아 월드컵 참가 대표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코예비치도 "내 발언에는 아무런 정치적 함의도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러시아팬들이 내 발언을 그렇게(정치적으로) 받아들였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