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2018 삼성증권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포럼'에 앞서 진행됐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에 제가 살면서 가장 어려운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2008년 중국은 준비금이 많았지만 상황이 안 좋아지자 자금을 풀었고, 덕분에 세계 경제가 좋아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중국조차 많은 부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대차대조표 상승으로 미국도 부채가 많이 늘었다는 점도 제시했다. 짐 로저스는 "Fed의 대차대조표만 해도 10년 간 500% 이상 커졌다"며 "중앙은행은 미국에 경제적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얘기하지만, 저는 많은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한국경제는 세계 경제 위기에 따른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짐 로저스는 "한국은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세계는 앞으로 몇 년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한국은 북한 개방에 따라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개방 의지는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스위스에서 성장해서 완전한 북한 사람이 아닌 만큼 한국이나 스위스에서 살고 싶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자유무역지역 15곳을 개방하고 자전거나 마라톤대회를 여는 등 관광 관련 작업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짐 로저스는 "북한 주민들도 DVD 등을 통해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 지 알고 있는 만큼 한국 같이 살 수 있길 희망할 것"이라며 "북한이 개방하면 한국의 군대 절감 비용도 꽤 큰 만큼 남한이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북한 주변 국가들이 북한에 투자를 할 것인 만큼 북한 개방 시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동독과 서독이 통일했을 땐 주변에 체코, 슬로바키아 등 가난한 나라만 있어 돈을 쏟아부어줄 만한 국가가 없었다"며 "반면 북한은 중국과 남한, 러시아와 같은 자금이 풍부한 이웃국가가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할 것은 없고, 미국은 주한미군 수가 3만명으로 북한 개방에서 유일한 리스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북한 개방과 남북 평화가 유지될 경우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년간 연 11.2~17.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개방으로 한국의 유망한 투자처에 대해선 아직 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짐 로저스는 "대한항공 같은 경우 주식을 조금 사기는 했지만, 북한이 개방되고 남한과 통일 되는 것에 대비해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북한은 한국이 가진 모든 것을 원한다고 보기 때문에 향후 북한에 피자체인점을 열어도 성공할 수 있는 만큼 여러 기업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