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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GE의 퇴출'이 한국 기업에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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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 변화 못 따라가 몰락
    외부 요인 탓만 하지 말고
    '창업자 정신'으로 혁신해야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GE의 퇴출'이 한국 기업에 남긴 교훈
    미국 경제의 상징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당했다.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일이다. AIG, GM, 씨티은행, BOA, AT&T, 하니웰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설레게 했던 기업이 지난 10년 동안 같은 운명을 걸었다.

    GE의 퇴출을 계기로 한국에 정통한 월가 금융인 사이에는 “삼성전자도 코스피지수에서 퇴출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하는 진담 반 농담 반 언쟁이 벌어져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액면분할 이후 외국인이 연일 내다 팔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45000원 선마저 지키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단순히 흘려버릴 수 없는 농담이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능력과 생존 수명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더 심해졌다. 지난 50년 동안 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평균 생존 수명은 60년에서 18년으로 줄어들었다. 포브스는 글로벌 1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30년밖에 되지 않고 70년 이상 존재할 확률도 18%에 그친다고 조사했다.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GE의 퇴출'이 한국 기업에 남긴 교훈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불확실성 시대(케네스 갤브레이스)’라는 용어가 나온 지 40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초불확실성 시대(배리 아이켄그린)’에 접어들었다. 이전보다 더 영향력이 커진 심리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로 ‘긍(肯·긍정)’과 ‘부(否·부정)’ ‘부(浮·부상)’와 ‘침(沈·침체)’이 겹치면서 앞날을 내다보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초불확실성 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경영위험까지 감안해 종업원, 주주,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지속가능 경영’이라는 개념이 있다. 지속가능 경영이란 미래 세대가 그들 스스로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성장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흑자경영’은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은 성장동력을 개발하고 고객가치 창출과 전략을 설계하고 경영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베인앤드컴퍼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이 목표를 달성해 생존한 기업은 10%도 채 못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왜 지속 가능한 흑자경영 달성에 실패하느냐의 원인을 종전에는 시장점유율 하락, 경쟁 격화, 기술진보 부진 등과 같은 외부 요인에서 찾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너십 약화, 의사결정 지연, 현장과의 괴리 등 내부 요인에 더 문제가 생겨 ‘성장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 실패 기업의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성장할수록 가장 먼저 ‘과부하(overload)’ 위기가 찾아오면서 급속한 사업팽창에 따라 신생기업이 겪는 내부적인 기능장애에 봉착한다. 과부하 위기는 ‘속도 저하(stall-out)’ 위기로 전이돼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조직 복잡성이 증가하고 초창기 조직을 이끌었던 명확한 창업자적 미션이 희미해짐에 따라 성장둔화를 겪는다.

    속도 저하 위기가 무서운 것은 곧바로 ‘자유 낙하(free fall)’ 위기로 악화돼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불과 10년 만에 다우지수 편입 30개 기업 중 10개나 퇴출됐다.

    창업자 정신은 △소명 의식 △현장 중시 △주인 의식이라는 세 가지 특성으로 구성된다. 창업자가 직접 이끄는 기업이나, 직원이 일상적인 결정과 행동방식에 준거의 틀로 삼는 규범과 가치에 창업자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기업일수록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흑자경영을 할 수 있다. 뉴노멀 시대에는 종전 이론과 관행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종 위기론에 민감한 한국 기업은 ‘저성장 늪’에 빠져 미래 성장동인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성장둔화 요인을 아직도 중국의 추격 등과 같은 외부요인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인 ‘스스로의 도피’다. 이런 사이에 4차 산업혁명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제외한 현존하는 산업도 순식간에 중국에 추월당했다.

    한국 기업은 내부적으로 ‘창업자 정신’에 기반해 모든 조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지, 철저하게 현장 중심적 의사결정과 사고체계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뚜렷한 고객층을 위한 책임을 갖고 있는지를 반문해 봐야 할 때다. 월가의 삼성전자 코스피지수 퇴출 농담도 이 같은 시각에서 정책당국자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인 모두가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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