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용 더나은IT세상포럼 의장, 기업구조 개선 토론회에서 주장
"총수 일가 갑질·불법경영 근절…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해법"
최근 논란이 불거진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등 불법경영을 근절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편법적 경영권 승계, 독단적 경영방식,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특혜를 근절하기 위해 기업의 소유구조나 경영방식을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박헌용 더나은IT세상포럼 의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참여연대 등 주최로 열린 기업 지배구조 개선 토론회에서 "한진그룹 등 재벌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감시 역할 강화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장은 특히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KT의 사례를 예로 들며 "최고경영자(CEO)가 사외이사를 내정하고 선임된 사외이사가 CEO를 선임하는 카르텔형 순환고리를 이루고 있다"며 "당초 의도한 감시와 견제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CEO와 사외이사들 간 담합만 존재하는 폐쇄형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경우 "한진그룹 총수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 간접 소유하고 있다"며 "대한항공의 조 회장 지분은 0.01%에 불과하지만, 제왕적 권한행사가 가능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박 의장은 "대한항공의 사외이사는 동문이나 친인척, 법조인으로 구성돼 견제·감독 기능을 상실했다"며 "정권이나 법조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독립성과 투명성을 갖춘 사외이사 선임제도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사외이사들의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사외이사 후보의 탐색, 검증 및 심사, 추천을 위한 독립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더 궁극적으로는 상법을 전면 개정하거나 기업지배구조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전담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현재 정부 내에서 지배구조 관련 법령 제·개정 추진주체가 모호하다"며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공정위, 금융위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기업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조속히 구성해 개선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