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도입…다른 기업도 앞다퉈 대비책 내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한 달여 앞두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대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삼성전자가 29일 대책을 내놓았다.

현행 '자율 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근무시간 관리에 직원 자율권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를 오는 7월 동시에 도입하기로 했다.

두 제도는 우선 개발과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제조 부문은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 탄력적 근무시간제'를 도입한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다른 대기업들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2009년 시행한 '자율출근제', 2012년 이를 확대한 '자율출퇴근제'는 다른 많은 기업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엔 적지않은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주 52시간 근무제 대비에 나선 상태다.

현대자동차는 공장 생산직에 대해 이미 2013년 주 40시간 근무제도를 도입했고, 이번에는 사무직을 중심으로 주 40시간 근무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5월부터 본사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제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집중 근무시간'으로 지정해 반드시 근무하도록 하되, 나머지 시간은 개인 여건에 맞춰 자유롭게 출퇴근하며 근무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시범운영 결과 ▲ 집중 근무시간의 조정 ▲ 개인적 용무를 근무시간에서 제외하는 문제 ▲ 일부 부서의 특수한 근무 형태에 따른 제도화의 어려움 등이 보완사항으로 제기돼 이에 대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선제로 준비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2월부터 임직원의 근무시간을 점검하고 주당 52시간이 넘을 경우 이를 통보해 해당 부서장과 직원들이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사내 전산시스템 개선, 통근버스 시간 조정 등 제도 정착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SK텔레콤은 2주 단위로 총 80시간 범위에서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자율 근무제인 '디자인 유어 워크 앤 타임'(Design Your Work & Time)을 도입했다.

가령 이번 주에 48시간을 근무하면 다음 주는 32시간만 일하면 되는 식이다.

생산직이 많은 SK이노베이션도 새 근무체계를 고민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사무직은 주 40시간 근무제를, 기능직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며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비해왔다.

LG전자는 또 2월부터 선택적·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상태다.

사무직에 적용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40시간 근무를 채우는 전제로, 하루 근무량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 범위 안에서 근로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특정 시기에 근무량이 많아지는 업태를 고려한 것으로, 3개월 단위로 평균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맞추는 것이다.

가령 3월에 생산작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 근로자는 1∼2월 업무량을 줄이고 3월에 집중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 4월 기본적으로 주중 근로를 원칙으로 하되, 주말 근무가 불가피하면 주중에 휴일을 부여해 초과 근로를 방지하는 '대체휴일제'도 도입했다.

그밖에 지난 2월부터 '플렉시블 타임 제도'를 도입하고 임직원들이 필요할 때 평일 및 휴일 출퇴근 시간을 오전 6시∼오후 2시 중 자유롭게 조정하도록 했다.

한화케미칼은 2주 80시간 근무(하루 8시간·주 40시간)를 기준으로, 야근 시 2주 안에 해당 시간만큼 단축 근무를 하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여기에 자율적으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 출퇴근제, 현금처럼 사용하는 복지 포인트 제도 등도 도입했다.

이런 제도를 6월까지 시범운영한 뒤 7월부터 정식시행한다.

한화첨단소재는 이미 탄력근무제와 시차 출퇴근제를 시행 중이며, 한화큐셀은 지난 4월부터 노사 대타협을 거쳐 3조 3교대 주 56시간 근무제에서 4조 3교대 주 42시간 근무제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500여명을 신규 채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