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를 위해 최근 방북했던 공동취재단은 28일 외교부 기자실에서 "(핵실험장에서 재덕 역까지) 1시간 20분 정도 차를 타고 내려오는데, 핵실험장에서 7㎞ 정도 떨어진 지점부터 건물이 보였는데 사람 사는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좀 더 내려와 시간상 10㎞에 지점에 도달했을 때 군부대로 추정되는 건물들이 있었다.
그때도 사람은 없었고 근처에 옥수수가 심겨 있었다"며 "재덕 역에 가까워지니 민가가 보였는데 커튼이 쳐져 있거나 텃밭이 있는 등 사람이 사는 흔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재덕 역부터 핵실험장 갱도 입구까지 21㎞를 이동하는 가운데 일곱 차례 검문소가 있었다"면서 "(핵실험장 인근에) 연대급 수준의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 같았고 무기고 같은 것도 봤다"고 설명했다.
취재단은 또 만탑산은 해발 2천205m 높이에 핵실험장 갱도는 해발 1천300~1천400m에 지점에 있었다고 전했다.
취재단은 핵실험장 인근 생태계 모습에 대해 "숲이 울창하고 핵실험장 내 철쭉도 피어있고, 개미·제비집 등도 있었다"며 "생태계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취재단은 "북미회담이 취소됐을 때 정확한 뉴스를 모르니 (북측 관계자들이) 우리를 통해 알고 싶어 한 부분이 있던 것 같다"며 "'트럼프를 기대했는데 변덕이 심하다', '볼턴이나 펜스처럼 강경파가 득세하는 게 아니냐'하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남한의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은 "북측 관계자들은 대부분 외무성, 민화협에서 왔다.
평양에서 남한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분들이라 그런지 많이 알더라"며 "제일 궁금한 것이 지방선거 결과로 '서울에서는 모모 후보가 되겠죠'라고도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측 관계자들이 드루킹도 알고 있었고 미투도 알고 있었다"며 "오해를 받을까 같이 간 (남측) 여기자와 악수도 하지 않으려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기자는 갱도 완전폭파 여부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 없이 비전문가인 기자의 맨눈으로 본 것이어서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시 뚫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은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여덟 군데를 터뜨렸다고, 갱도 안쪽 300m, 200m, 70m, 50m, 양쪽 입구에 다이너마이트를 심어 파괴했다고 얘기했다"면서 "다시 물으니 말도 흐리고 확인을 안 해줘서 분명치는 않다"고 전했다.
취재단은 북측 매체 관계자가 갱도 앞 개울에서 남측 취재진에 개울물을 마셔보라고 한 제안에 대해 "나보고 마셔보라 하기에 그러면 먼저 먹으라 했더니 안 먹더라"라고 전했다.
취재단은 이날 오후 방사선 피폭 여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