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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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자문단을 운영 중인 은행들이 '소통경영'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고객의 의견을 상품 개발·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면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니즈(needs·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DGB대구은행, 광주은행 등이 현재 고객자문단을 운영 중이다.

고객자문단은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이용한 후 장단점, 개선점 등을 은행에 제시한다. 신상품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개진한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KB내아이 연금저축펀드'는 고객자문단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상품이다.

KB골든라이프 고객자문단은 은퇴기에 접어든 시니어·베이비붐 세대의 니즈를 적시에 수용하기 위해 국민은행이 만든 고객패널제도다. 자문단은 발표와 토론을 거쳐 의견을 제안하고, 은행은 내부 검토를 거쳐 이를 상품·서비스에 적용한다.

지난해 활동한 1기 KB골든라이프 고객자문단이 "손자녀를 지원할 수 있는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국민은행이 이를 적극 검토해 작년 11월 'KB내아이 연금저축펀드'를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뱅킹서비스 이용 시 콜센터 전화 연결이 불편하다는 자문단의 지적에 어르신 전용 상담전화를 개설했고, 상품안내장의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수렴해 종합안내장도 큰 글씨로 만들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에 고객의 반응도 뜨거웠다. 올해 인터넷을 통해 공개모집한 2기 자문단은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KB골든라이프 고객자문단 외에도 5000명 규모의 'KB고객자문단', 디지털 상품을 중점적으로 살피는 'KB디지털 고객자문단', 외국인 고객으로 구성된 'KB 외국인 고객패널'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NH농협은행도 고객자문단인 'NH-패널단'을 실무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농촌거주자, 도시거주자 등 거주지 유형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하는 '콕카드', 모바일로 자산·투자설계가 가능한 'NH스마트핌', '말로하는 ARS', '맞춤형 ARS' 등이 모두 NH-패널단의 제안으로 만든 서비스들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패널단의 아이디어 138건을 채택해 이중 106건의 제안을 그해 바로 실행했다.

'KEB하나 솔로몬', '원큐(1Q) 자문단'을 운영 중인 KEB하나은행도 고객의 제안으로 1Q 뱅커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은행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다. 증명서 발급도 비대면으로 이뤄졌으면 한다는 고객의 요청을 수용해 전산을 개발, 빠른 조회서비스에 제증명서 발급 거래를 더했다.

고객자문단을 활용한 은행의 '소통경영'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고객자문단의 제안으로 만든 상품, 서비스들이 시장의 호응을 받으면서 은행들이 고객자문단 유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은행 최고경영자들이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만큼 고객자문단은 소통경영의 한 축으로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