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보끼리 단일화 가능" 발언에 안철수 측 "장벽 없어져"
김문수 "큰 틀에서 같다면 못할 게 없다" 안철수 "이미 추세 만들어져"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시작된 24일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두 야권 후보는 한때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3선 저지라는 공동목표 아래 단일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시사했지만, 정책과 이념 등에 이견을 드러내며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전날 "후보들끼리는 단일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면서 새 국면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두 후보끼리의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말로 해석된다.

당장 안 후보 측은 홍 대표의 발언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후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홍 대표도 장벽을 없애는 발언을 하면서 단일화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후보자가 하는 게 아니고 유권자가 가능성 높은 곳에 지지를 모아주셔야만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이미 추세가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이 확실하다면 동지로 생각하고 같이 가겠다"며 단일화 화두를 던진 바 있는 김 후보 역시 여전히 단일화의 문을 열어놓은 모습이다.

김 후보는 기자들에게 "당장 단일화를 해야 할 만큼 공통점은 별로 많지 않다"면서도 "큰 틀에서 같다면 (단일화) 못할 게 없다.

확신이 들면 함께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후보등록 첫날 '김문수·안철수 단일화' 불붙나
김 후보와 안 후보, 양측은 납북자 6명의 송환 문제나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등 현안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발표하는 것을 두고도 실무적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후보등록 첫날 단일화의 군불을 땐 두 후보가 머지않아 단일화 논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순 우위'로 초반 판세가 요약되는 상황에서 김·안 후보의 단일화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7일을 전후해 단일화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전투표일인 8일 단일화의 최종 데드라인으로 보기도 한다.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투표용지가 인쇄된 이후에도 단일화가 성사된 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 2014년 7·30 국회의원 재보선 당시에도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선거를 6일 앞둔 24일 막판 단일화를 이룬 전례가 있다.

안 후보 측에서는 단일화 시점을 31일로 예정된 합동 토론 이후로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그러나 단일화가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두 후보 모두 여권에 기울어 있는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서로 자기가 '야권 단일후보의 적임자'라고 동상이몽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후보등록이 끝나고 투표용지가 인쇄된 이후에 성사된다면 단일화 파급력이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