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금식은 그만
다이어트의 왕도는 ‘무조건 굶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내 몸을 건강하게 하는 다이어트는 아니다. 좋은 다이어트는 적당량의 음식을 먹어도 신체의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 열량을 효율적으로 소모하게 하는 것이다. 김성운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지나친 금식은 근육과 지방을 필요 이상으로 분해해 몸의 신진대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가 유입되고 이를 효율적으로 쓰는 순환이 이뤄져 몸의 구성 성분인 근육과 지방의 비율이 적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식단의 핵심은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고 탄수화물과 지방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다. 퍽퍽한 닭가슴살 말고 맛있게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식단으로 ‘뒤캉 다이어트’가 있다. 뒤캉 다이어트는 프랑스 영양학자 피에르 뒤캉이 고안한 것으로 초기 단백질 위주로 먹다가 점점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방법이다. 뒤캉 다이어트는 공략기, 체중감량기, 안정기, 정착기 4단계로 구성된다.
공략기는 살코기, 생선, 새우, 두부 등 최대 1주일 동안 단백질만 먹는 시기다. 체중감량기에는 단백질 음식에 채소를 추가해 식단을 짠다. 둘을 동시에 먹지 말고 단백질 5일, 채소 5일 주기로 번갈아 먹는다. 안정기는 탄수화물과 채소를 함께 먹기 시작하는 단계로 한 주에 하루는 단백질만 먹어야 한다. 1·2단계에서 감량한 몸무게에 10을 곱한 날짜만큼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3㎏을 뺐다면 30일간 진행하는 식이다. 마지막 단계인 정착기는 한 주에 하루만 고단백 식단을 섭취하면 된다.
‘스마트 다이어트’ 서비스도 다양
앱(응용프로그램)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면 식단이나 운동량 등 중요한 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어 체계적인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바쁜 생활 때문에 운동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경우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눔코치, 마이다노 같은 생활습관 개선 앱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사용자가 균형 잡히지 않은 식단 또는 부족한 활동량을 앱에 입력하면 영양사, 헬스트레이너 같은 전문가가 문자나 전화로 사용자에게 조언하고 맞춤형 과제를 준다. 눔코리아 관계자는 “자기가 관리받고 있다는 느낌이 사용자에게 다이어트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집에서 운동을 즐기는 ‘홈트족’을 위한 운동 앱도 다양하다. 특별한 운동기구 없이 맨손으로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하고 운동량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나이키트레이닝클럽은 무료로 175가지 운동을 세계적인 헬스트레이너의 영상을 보며 따라할 수 있고 주당 운동 가능 횟수, 키, 몸무게 등을 고려해 운동 계획을 짤 수 있다. 운동코치 짐데이, 데상트짐도 실내에서 혼자 운동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앱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체성분, 허리둘레 등 신체 정보를 측정함으로써 지금 몸 상태와 운동 효과를 파악하는 수단이다. 인바디밴드2는 손목에 시계처럼 착용하는 기기로 앱과 연동돼 걸음 수와 시간, 거리뿐 아니라 근육량, 체지방량 등 체성분 분석까지 할 수 있다. 웰트 스마트벨트는 허리둘레, 걸음 수, 앉은 시간 등을 측정하는 기기로 사용자의 생활습관을 분석해 사용자가 언제 주로 과식하는지 패턴을 감시하고 권장 활동량을 설정한다.
유전자 특성 알면 더 효과적
유전자 분석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자기 유전자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비만 관련 유전자를 분석한 뒤 이에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제안하는 서비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김진호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 박사팀은 8840명의 유전자를 분석해 ‘유전자 맞춤형 체중관리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에 따르면 다이어트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100개(중복 포함)로 탄수화물 관련 37개, 지방 관련 19개, 열량 관련 44개, 운동 관련 25개다. 이 유전자들의 조합 양상에 맞게 다이어트를 달리 해야 효율적인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저탄수화물 식이형, 저지방 식이형, 저열량 식이형, 운동형으로 유형을 구분했다. 저탄수화물 식이형은 아무리 운동을 많이 해도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다이어트 효과가 떨어진다.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 소장은 “유전자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력해야 할 다이어트 방법을 정한 다음 나머지 방법을 보조적으로 병행하면 효과가 높아진다”고 했다.
유전자 분석기업 마크로젠이 내놓은 ‘마이지놈스토리 플러스다이어트’는 전문의가 비만 진단 및 치료에 유용하다고 고른 검사 항목 17가지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다이어트 계획을 세워주는 서비스다. 테라젠이텍스도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마이23헬스케어를 통해 체질량지수, 중성지방 농도, 콜레스테롤 등 다이어트 관련 6가지 유전자 검사와 맞춤형 다이어트 해법을 제공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