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뜨거운 해외여행 열풍
우리 국민의 뜨거운 해외여행 열풍 속에 지난해 한국의 국제 관광 지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국가별 관광 지출액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해외 출국자 수는 승무원을 포함해 총 2649만6447명, 전체 관광 지출액은 약 27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처음 출국자 수 2600만 명 고지를 넘어선 한국은 관광 지출액뿐만 아니라 출국자 수에서도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에서 관광 지출액이 가장 큰 나라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지난해 2016년보다 80억달러(5%) 늘어난 2580억달러(약 277조원)의 관광 지출을 기록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소비 규모가 큰 나라는 1350억달러(약 145조원)인 미국이었으며 그 뒤를 독일(840억달러)과 영국(630억달러), 프랑스(410억달러)가 따랐다. 한국은 전체 25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호주와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해 관광 지출 규모 상위 10개 나라 가운데 가장 큰 폭인 14.3%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 다음으로 관광 지출액이 크게 늘어난 곳은 러시아(13%)였으며 미국과 캐나다가 각각 9%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체 25개 조사 대상국 중 증가율이 가장 큰 나라는 전년 대비 20% 늘어난 브라질(16위)이었다. 브라질의 지난해 관광 지출 규모는 190억달러(약 21조원)였다. 최근 몇 년간 가파른 경제 성장 속에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180억달러·17위) 역시 증가율이 10%에 육박했다.

세계관광기구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관광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BRICs) 지역 외에 지난해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관광 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세계관광기구가 집계한 지난해 세계 관광객 수는 1억322만 명으로 2010년 이후 가장 큰 7%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중해 국가를 중심으로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13% 늘어난 유럽이 6억7100만 명을 기록했다. 6200만 명으로 집계된 아프리카도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관광객이 3억2400만 명으로 집계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이 8~10% 늘어난 반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은 3% 증가에 그쳤다. 세계관광기구는 올해 세계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4~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