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원자력안전재단 등 관련기관과 함께 해당 침대와 원료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원안위는 “피부를 통한 외부피폭은 물론 호흡기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오는 내부피폭의 경우 모두 국내외 기준치를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앞서 지난 3일 국내 중소 침대제조 회사인 대진침대 제품에서 기준 농도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기관과 함께 침대 매트리스와 커버에 사용된 음이온 파우더 등 시료 9개를 확보해 조사했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IARC) 지정 1급 발암물질로,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원안위는 문제가 된 침대 매트리스의 커버 안에 들어있는 속커버 원단 안쪽에 음이온 파우더가 입혀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음이온 파우더 원료는 천연 방사성 물질인 토륨을 함유한 모나자이트였다. 분석 결과 매트리스 속커버에 몸을 밀착한 상태에서 하루 10시간씩 매일 사용할 경우 연간 피폭량은 0.06밀리시버트(mSv), 24시간 침대에서만 생활할 경우 0.15mSv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에 따른 가공제품 안전기준(연간 1mSv)보다 낮은 수치다.
원안위는 호흡기 등을 통한 내부피폭을 알아보기 위해 매트리스 상단 2㎝지점에서 라돈과 토론(라돈의 동위원소) 농도를 살펴본 결과 내부 피폭선량이 연간 총 0.5 mSv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트리스에서 멀어지면 라돈과 토론 농도는 급격히 줄고 50㎝ 떨어진 높이에선 실내 공기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엄재식 원안위 사무차장은 “침대 매트리스에서 나온 방사선은 허용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나왔지만, 침대와 같은 호흡 밀착형 제품의 경우 내부피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 사용된 속커버는 2010년 이후 생산된 네오그린헬스, 뉴웨스턴, 모젤, 벨라루체, 그린헬스1, 그린헬스2, 파워플러스포켓, 파워트윈포켓, 파워그린슬리퍼 등 9종 총 2만4552개 제품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2010년 이전 제작 제품에도 일부 모나자이트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안위는 “문제를 유발한 모나자이트가 몸에 좋은 음이온을 발생한다며 유통되고 있지만 정작 실제 효능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모나자이트 국내 유통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진침대는 지난 7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해당 제품을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진침대 측은 “중간 결과 발표를 떠나 리콜 조치 등 소비자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