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진에어 대표직 두 달 만에 내려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계열사이자 국내 대표 저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지 두 달 만에 사퇴다.

진에어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조양호·최정호 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정호·권혁민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진에어의 이사회는 조양호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인해 권혁민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조양호 회장은 다만 사내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했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3월23일 진에어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었다.

진에어는 이에 대해 "이번 대표이사 변경은 책임 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달 22일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물컵 갑질'에 대한 사과문을 내고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었다.

조 회장은 이어 "대한항공의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숙여 사죄의 말씀 드린다"라고 했다.

사과문을 발표한 지 보름여 만에 진에어의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온 것이다.

조 회장은 당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두 딸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전무를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대한항공은 앞서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자리에 앉혔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