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태 캠시스 대표가 인천 연수구 본사에서 초소형 전기차 ‘PM100’을 설명하고 있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가 인천 연수구 본사에서 초소형 전기차 ‘PM100’을 설명하고 있다.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인 캠시스는 내년부터 초소형 전기차 양산을 시작한다. 또 몇 년을 공들인 초음파 지문센서의 개발 완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천 연수구 본사에서 만난 박영태 캠시스 대표는 “카메라 모듈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전기차와 센서 등으로 다각화하기 위해 수년간 공들였다”며 “내년부터 이 투자에 대한 회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제조사로 변신 중인 캠시스

캠시스 본사 1층에는 작은 크기의 초소형 전기차 PM100이 전시돼 있다. 박 대표는 “오는 6월 완성되는 양산 제품 50대로 올해 말까지는 국토교통부 인증을 받겠다”며 “국내에서 처음 정부 인증을 받은 차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4년간 투자한 전기차 사업이 가시권에 들었다는 얘기다. 전기차 사업은 쌍용자동차 출신인 박 대표가 캠시스에서 추진하는 신사업이다.

국토부는 다음달 초소형 자동차 법규를 공포할 예정이다. 현재 시판 중인 트위지 등 초소형 전기차는 유럽 안전기준을 통과한 차다. 유럽 기준을 통과하면 국내에서 판매를 허가해주는 특례조항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캠시스는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인증을 받는 게 목표다.

캠시스가 준비하는 전기차는 2인승 PM100과 1t 픽업트럭 CH100, 사륜 상용차 CM100 등 세 가지다.

박 대표는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전기차 사후관리 계획도 내놨다. 그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엔 탄소배출이 골칫거리”라며 “캠시스의 전기차 사후관리를 맡아주는 조건으로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캠시스는 전기차를 양산하기 위해 전남 영광군에 3만3000㎡ 규모의 부지를 매입했다. 박 대표는 “국내에 전기차가 점점 늘어나면 정부가 언제까지 보조금을 줄 수 있겠느냐”며 “보조금이 사라지는 시대를 대비해 PM100은 1000만원 초반대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PM100은 앞뒤로 좌석이 배치되지 않고 좌우로 앉을 수 있게 설계했다. 또 한번 충전하면 100㎞를 달릴 수 있도록 제작할 계획이다.

2020년 매출 1조원 목표

박 대표는 캠시스의 자회사 베프스가 개발 중인 초음파 지문센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겉으로 드러난 표피 지문뿐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진피 지문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지문이 지워진 사람도 이용할 수 있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피가 실제 흐르는지 감지할 수 있어 지문을 본뜬 위조 지문까지 탐지할 수 있다. 크기는 새끼손톱만 해 휴대기기에 장착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캠시스는 이달 말 시험작(프로토타입)을 내놓고, 다음달 초엔 기술검증을 위한 견본을 완성할 예정이다. 미국 퀄컴 등이 초음파 지문센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양산에 성공하지 못했다.

카메라모듈을 주력으로 하는 캠시스는 지난해 매출 4244억원, 영업이익 13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 중 카메라 모듈이 90% 이상을 차지해 4년 전부터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가장 경쟁력있는 카메라모듈 사업도 2020년까지 매출 7000억원을 목표로 계속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캠시스의 베트남법인을 현지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캠시스는 2020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