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戰 당시 과거사 문제 염두…인권변호사 출신의 소신 작용 '공식사과' 피하며 '마음' 담아 유감표명…꽝 주석도 "진심 높이 평가" DJ, 노무현도 일정수위 입장표명…작년 '마음의 빚' 표현서 진일보 평가
23일 오전(현시지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의 '과거사 언급'이 유독 주목을 받았다.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아픈 과거사인 한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과 그 과정에서 빚어진 민간인 희생 등의 문제를 염두에 두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수교 25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비약적 발전을 거론하며 "한국과 베트남이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외견상으로만 보면 과거사 문제를 포괄적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양국 관계의 근본적 진전에 영향을 줄 가장 예민한 이슈를 '터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정 사건을 지칭하지 않았지만 베트남 국민들의 뇌리에 '상흔'으로 남아있는 베트남 전쟁 당시의 민간인 학살 등의 문제를 암시하며 우회적으로나마 사과로 해석될 수 있는 유감 표명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베트남 과거사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행사의 영상축전을 통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번 '유감 표명' 언급은 '마음의 빚' 표현보다는 분명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과거 진보정권을 이끌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정한 수위의 입장표명을 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천 득 렁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냉전이란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양국이 불행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관계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양국 간 과거사 문제를 처음으로 거론했다.
이어 2001년 정상회담에서는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인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이 과거 고난을 극복해 왔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며 "우리 국민은 마음의 빚이 있으며, 베트남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문 대통령의 이번 유감 표명을 '공식 사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공식 사과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전쟁범죄처럼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과 법적 배상을 수반하는 고도의 국제 법률적 행위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공식 사과라고 하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의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사과, 그의 후속 조처로서의 배상이 따르는 의미인데, 그런 의미의 공식 사과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첫 국빈방문 계기에 내놓은 유감 표명을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개인적 소신에 터잡은 '진정성'이 실려있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를 분명히 매듭짓지 않고는 양국 관계의 근본적 진전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고하며, 어떤 형태로든 분명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민사회단체들도 문 대통령이 이번 방문 계기에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사과'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쓰지 않은 것은 베트남 정부가 처해있는 상황을 감안해 최대한도로 표현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가 과거사 문제를 놓고 한국 정부가 공식 사과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오히려 베트남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싸워 이겼다는 승전국으로서의 자존심이 강할 뿐만 아니라, 내전의 아픔을 딛고 국민통합을 통해 새로운 국가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또 다시 과거사의 '상처'를 건드리는 것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관측이다.
베트남과 전쟁을 치렀던 미국도 1995년 베트남 국교 정상화 이래 과거사 문제를 끄집어낸 적이 없고, 베트남 정부도 과거 전쟁과 관련한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과거는 과거이고 앞으로 잘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게 베트남 측의 인식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으로 앞으로 있을 베트남과의 양자 정상회담 계기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입장 표명을 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꽝 주석은 문 대통령의 방한 초청을 받고 가급적 이른 시기에 한국을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 부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연하장을 보냈다.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연하장을 교환한 소식을 상세히 공개한 것과 다르게 이번 시 주석 부부 연하장 교환 소식을 간략 보도하는 데 그쳤다.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새해 즈음해 여러 나라 국가수반과 정당 지도자 등이 연하장을 보내왔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연하장을 보낸 국가수반은 시 주석 부부와 베트남 국가주석, 미얀마 임시 대통령, 투르크메니스탄·아제르바이잔·벨라루스·알제리 대통령 등이었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5면 하단에 같은 내용이 배치됐다. 두 관영 매체는 연하장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주고받은 축하 편지를 상세히 공개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전하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축전 내용을 실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1년 전에도 북한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새해 축하편지 전문을 공개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연하장 발송은 다른 국가 지도자들의 연하장 소식과 묶어 간략히 소개했다.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연하장 보도 수위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지난해에는 김 위원장이 쿠바가 한국과 수교를 맺은 후 처음으로 쿠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었으나 올해는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만 알렸다.쿠웨이트 추장도 지난달 22일 김 위원장에게 새해 축하 인사를 보냈
이재명 대통령이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병오년 새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이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참모진, 국무위원들과 함께 현충탑에 헌화와 분향을 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위해 묵념했다. 이어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 대한국민과 함께 열겠다"고 적었다.이날 참배에는 강훈식 비서실장·위성락 국가안보실장·김용범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김민석 국무총리·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국무위원 20여명이 동행했다.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후 이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 식당에서 현충원 참배 참석자들과 떡국으로 조찬을 하며 덕담을 나눴다고 설명했다.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대도약의 방법으로 5가지 '대전환의 길'을 제시했다.이 대통령은 1일 공개한 신년사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도약과 성장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이 마음을 모아주신 덕분에 무너진 민생경제와 민주주의를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다만 "그러나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을 뿐"이라며 "남들보다 늦은 만큼 이제 더 빠르게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한 해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 우리 국민의 인내와 노력이 담긴 '회복의 시간'을 넘어 본격적인 '결실의 시간'을 열어젖히겠다"고 약속했다.이 대통령은 대도약의 방법론과 관련해선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익숙한 옛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대전환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새로운 미래로 이끌 지름길"이라며 5가지의 '대전환의 길'을 제시했다.우선 이 대통령은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며 "서울은 경제수도로, 중부권은 행정수도로, 남부권은 해양수도로 대한민국 국토를 다극 체제로 더욱 넓게 쓰겠다"고 말했다.다음으로는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며 "공동체의 역량과 국민 전체의 노력으로 이뤄낸 공동의 성과가 중소·벤처기업까지 흐르고, 국민의 호주머니까지 채워줄 수 있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