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 정부의 대북 특사단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됐다.
지난 2011년 권좌에 오른 이후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잇따라 실시하며 비핵화를 완강히 거부하던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대북 특사단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처음으로 밝힌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파격 제안을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태도가 이처럼 돌변한 것은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돈줄을 바짝 죈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대북압박에 마침내 북한이 반응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후 브리핑을 통해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최대 압박정책이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현시점에 이를 수 있도록 하였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외교적 수사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압박정책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일정 부분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지난해 8월),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것"(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 김정은 위원장의 핵 버튼 발언에 대해 자신은 더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면서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1월) 등의 거친 언사로 북한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북한도 이에 격하게 반응하면서 북미 간 물리적 충돌 우려가 증폭되기도 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에는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지난달에는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움 혐의로 선박과 해운사를 비롯한 기업, 개인 등 총 56곳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 해상차단을 단행하는 등 지속적인 대북 독자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주도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정유제품과 원유 공급을 제한하고,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 수출을 전면적으로 막는 등 북한의 급소를 찌르는 대북제재 결의가 잇따라 채택됐다.
북한이 이 같은 전방위 압박에 북한 정권은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느껴왔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자신들에 대한 "반공화국 고립압살 책동은 극도에 달했다"며 "우리 혁명은 유례없는 엄혹한 도전에 부닥치게 됐다"고 언급한 것도 제재에 따른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은 '제재 피해 조사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었으며, 이 위원회는 지난해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와 인민을 완전히 말살할 것을 노린 미국의 제재 책동은 동서고금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극악한 범죄로서 그것이 우리 국가의 발전과 인민생활에 끼친 피해와 손실은 헤아릴 수 없이 막대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는 했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제재를 회피, 완화하기 위한 북한의 제스처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최종 정상회담 합의까지 북미는 서로의 의지를 탐색하며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북핵 문제의 최종 해결까지는 여전히 적지 않는 난관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이번주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멈춰 섰던 여권 잠룡들의 공개 행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보수 지지층 여론을 고려해 헌법재판소 선고 전까지는 자세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16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아 예배 후 이영훈 담임 목사와 면담했다. 지난 10일 열린 부산 북콘서트 이후 엿새 만의 공개 행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과 대통령 임기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 전제돼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재차 밝혔다. 그는 17일 조계사를 찾고, 18일 경북대에서 강연하는 등 이번주 공식 행보를 이어간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17일 서울 청계재단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8일 대구·경북(TK)을 방문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보수 텃밭을 첫 행선지로 정한 건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에 대한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라는 게 정치권 평가다.다만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고려해 ‘속도 조절’을 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오 시장은 당초 이번주 발간하려던 저서 <다시 성장이다> 출간일을 오는 24일로 미뤘다. 홍 시장도 21일 발간할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를 탄핵심판 선고 이후 출간하기로 했다.오 시장과 홍 시장 모두 이번주 공개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았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김 장관도 이번주에는 공식 일정만 소화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탄핵 선고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행보를 본격화했다가는 지
주말 동안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양측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 마지막 주말 집회일 수 있다고 보고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에도 총력전을 펼쳤다.16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광화문광장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주일예배를 했다. 이들은 비 오는 날씨에도 우비를 입고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북한에 넘어갔을 것”이라며 “이번주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완전히 기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60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보수단체 앵그리블루는 보신각 앞에서 핵무장 촉구·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자유통일당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했다.탄핵 찬성 측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광화문 서십자각 터 농성장에서 ‘2차 긴급집중행동’에 돌입했다. 비상행동은 윤 대통령 석방 직후인 지난 9일부터 1차 집중행동을 이어왔다. 이들은 “우리는 하루도, 한 시간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고 새로운 세상을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연 더불어민주당은 도보로 마포대교를 건너 행진해 동십자각 집회에 합류했다.15일에도 탄핵 찬반 단체는 팽팽한 세 대결을 펼쳤다. 탄핵 반대 측은 전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의 광화문 집회와 보수 개신교단체 세이브코리아의 여의도 집회로 나뉘어 진행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도합 4만3000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내부 공격’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날 선 비판을 이어가던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인사는 모두 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공세를 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표의 ‘검찰 내통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내부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비명계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12일 서울 광화문 농성 천막에서 비명계 잠룡들과 시국 간담회를 한 게 대표적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자”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하루 뒤인 13일 이 전 총장을 따로 만났다. 이날 또 당내 3선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고, 최근 석방되면서 당내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며 “이 대표가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조만간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나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은 당내 일부하고 (검찰이) 다 짜고 한 짓”이라는 이 대표의 5일 발언에 비명계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비명계 김두관 전 의원은 공식 사과까지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은 시국 간담회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 모임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