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군산, 28일 서울 항의집회…GM, 비용절감과 신차 연계 방침

한국지엠(GM)의 회생 여부를 가를 '신차 배정' 결정 시점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GM은 신차 배정을 인건비 등 비용절감 여부와 연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국GM 노사 임단협 결과가 3월 초 신차 배정의 '관건'인 셈인데, 노조는 일단 대화에 앞서 투쟁을 선택하는 분위기다.

26일 한국GM 노조 홈페이지에 따르면 노조는 27일 오후 2시부터 군산 시청 앞에서 우선 '군산지역 결의 대회'를 열어 군산공장 폐쇄에 항의하고, 이어 28일 상경해 오후 2시부터 광화문 서울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국GM 30만 일자리 지키기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GM과 정부에 군산공장 재가동을 촉구하고, 부평·창원·군산 공장 직원들에 대한 일제 희망퇴직 접수 등 GM의 구조조정 방침에 항의하는 집회다.

이에 따라 한국GM의 2018년도 임단협 교섭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GM 입장에서 임단협이 중요한 것은, GM 본사가 임단협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을 한국GM에 대한 신차 배정 조건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GM 본사는 다음달 초 글로벌 각 사업장에 어떤 차종을 얼마나 생산하도록 배분할지 이른바 '신차 배정' 계획을 확정할 예정인데, 한국GM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경쟁력 있는 신차를 받아서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GM 내부에서는 부평 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 1개, 창원 공장에 크로스오버유틸리티(다목적차량·CUV) 신차를 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 공장에 2개 또는 1개 차종이 배정될지, 아니면 신차 배정이 아예 무산될지 확정된 상황이 아니다.

한국GM 관계자는 "GM 본사는 결국 한국 사업장의 생산성, 비용 개선 정도를 보고 배치를 최종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GM 노사는 군산공장 폐쇄가 발표되기 약 1주일 앞선 지난 7일 2018년도 임단협 첫 협상을 상견례와 함께 시작했고 8일에도 약 4시간가량 2차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군산공장 폐쇄 발표와 설 연휴로 후속 협상은 중단됐고 노조의 반발 속에 아직 후속 협상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교섭 재개를 기다리던 한국GM은 결국 지난 22일 임금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포함한 올해 임단협 교섭안을 마련해 우선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공유했다.

교섭안에는 제조경쟁력 개선 방안의 하나로 올해 임금 인상을 동결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정기승급 시행을 유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향후 임금 인상도 회사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하되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 내에서 정하도록 했다.

2018년 성과급 지급은 올해 중 불가하고, 성과급 지급 기준도 까다롭게 바꿈과 동시에 승진을 유보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용 관련 대책으로는 단체협약 개정 사항으로 명절 복지포인트 지급 삭제, 통근버스 운행 노선 및 이용료 조정, 학자금 지급 제한(최대 2자녀), 중식 유상 제공 등 복리후생을 대거 축소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일단 한국GM 입장에서는 최근 5년 연속 연간 약 1천만원씩 지급된 성과급만 줄여도, 한국GM으로서는 연간 1천600억원(1천만원×1만6천명)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더구나 현재 비급여성 복지후생 비용이 연 3천억원 정도인데, 교섭안을 노조가 수용할 경우 약 절반인 1천500억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성과급과 복리후생비 조정만으로도 연 3천100억원의 비용을 줄일 기회인 셈이다.

이 교섭안은 비공식적으로 노조위원장 등 노조에도 전달됐지만, 노조는 이를 사측에 그대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임단협과 신차배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인데, 교섭 재개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