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존 제품보다 저장 용량을 2배 늘린 30테라바이트(TB)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20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풀 HD 고화질 영화 5700편을 저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현재 양산되는 단일 저장장치 가운데 가장 큰 용량이다. 2006년 32기가바이트(GB) SSD를 처음 내놓은 삼성전자가 약 12년 만에 제품 용량을 1000배로 늘린 것이다. SSD는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빨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데이터 저장장치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 및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첨단 기술의 축적판이다. 제품 크기는 2.5인치로 작지만 그 안에 △1TB 낸드 패키지 32개 △초고속 전용 컨트롤러 △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이 적용된 4GB D램 패키지 10개 △초고용량 전용 최신 펌웨어 기술 등이 탑재됐다. 특히 512GB 3비트 V낸드를 16단으로 쌓아 세계 최초로 1TB 낸드 패키지를 구현했다. 이런 패키지를 32개 탑재해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성능도 강화했다. 기존 SSD 제품에 들어 있는 9개 메인·서브 컨트롤러를 1개로 통합해 내부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읽기 속도를 최대 2배까지 높였다.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초당 2100메가바이트(MB)와 1700MB로 기존 SSD보다 3배 이상 빠르다.

데이터센터 등에서 사용되는 SSD는 시스템 안정성이 중요하다. 문서 음악파일 사진 등 데이터 속성을 기록한 메타데이터 보존 기술, 순간 정전 시 데이터를 보관·복구하는 기술과 함께 64단 V낸드용 오류정정코드 기술을 적용해 시스템 안정성을 높였다.

한재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0TB 이상 초고용량 SSD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해 프리미엄 메모리 저장장치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