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크로스컨트리 여자 선수로는 두 번째로 올림픽 출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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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리(27·평창군청)는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두 번째 '여자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 올림픽 1호 선수는 이채원(37·평창군청)이다.

이채원은 2002년 솔트레이트시티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크로스컨트리의 대들보다.

주혜리는 이채원의 그림자를 보면서 크로스컨트리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의 인생의 목표가 "채원 언니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었을 정도다.

15일 여자 10㎞ 프리스타일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주혜리는 "채원이 언니와 함께 올림픽 왔다는 것 하나로 목표를 이뤘다.

언니를 따라서 꿈꾸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주혜리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13일 스프린트 경기 도중 넘어져 오른쪽 팔꿈치를 다쳤다.

팔꿈치를 붙잡고 찡그린 채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에서 얼마나 통증이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완만한 경사의 코스를 달리는 크로스컨트리지만, 워낙 체력 소모가 커 경기 중 심심치 않게 선수가 넘어지는 사고가 벌어진다.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의 리영금(19)도 이날 경기 도중 내리막에서 굴러떨어져 입속에 피가 맺힌 채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했다.

주혜리는 "위험한 부분이 많아서 넘어질 수 있다"면서 "크로스컨트리 하면서 다치기도 쉽지 않은데, 그걸 또 제가 해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10㎞ 프리스타일 경기에서 90명 가운데 79위에 그친 주혜리는 "팔꿈치가 많이 부어 있다.그래서 만족할 경기를 못 했다"며 "그래도 응원 소리에 힘이 났다.국외에서만 듣던 함성을 국내에서 듣는 건 처음이다.현실 같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혜리에게 남은 경기는 21일 팀 스프린트와 25일 30㎞ 클래식이다.

부상 때문에 동계올림픽 최장거리 경기인 30㎞ 클래식은 아직 출전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대신 그는 이채원과 함께 출전할 팀 스프린트에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저는 항상 채원 언니와 같이하는 게 소원이에요.영광이잖아요.채원 언니도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지만, 같이 나가자고 계속 조르고 있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