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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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최초로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역사적인 첫 골을 넣은 퍽이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명예의 전당으로 향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아이스하키·아이스슬레지하키 종목 담당 부팀장(deputy manager)으로 일하는 현종범(독일이름 마틴 현)씨는 15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단일팀은 전날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에 1-4로 패했지만, 대회 3경기 만에 올림픽 첫 골을 터트렸다.

0-2로 뒤진 2피리어드 9분 31초에 한국계 혼혈 선수인 랜디 희수 그리핀이 미국 입양아 출신인 박윤정(마리사 브랜트)의 패스를 맞아 역사적인 첫 골을 기록했다.

현씨는 "골이 들어간 뒤에 주심이 그 퍽 그대로 중앙선에서 페이스오프를 위해 퍽 드롭을 하려고 해서 기록요원에게 달려가 사정을 설명했고, 다행히 퍽을 건네받을 수 있었다"며 "만약에 그 퍽이 그대로 사용됐다면 역사적인 의미가 사라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그 퍽이 IIHF 사무국에 즉시 전달되도록 했다"며 "IIHF는 이 퍽을 명예의 전당에 전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이주민 2세대로, 독일 아이스하키 프로리그 사상 최초의 아시아 선수였던 현씨는 "IIHF도 이 퍽이 얼마나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며 "이 퍽은 이제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했다.

첫 골의 주인공인 그리핀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는 그리핀은 지난해 특별귀화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현씨는 "그리핀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퍽이라 갖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이 퍽은 국가의 퍽이다. 그녀도 명예의 전당에 보관된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했다.

1997년에 설립된 IIHF 명예의 전당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