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토리노 대회는 예선 7위에서 금메달까지
평창 금메달은 부상 트라우마 극복한 명장면
화이트의 '뒤집기 쇼'… 금메달 2개와 대표 선발 모두 역전극
올림픽 사상 최초로 스노보드에서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숀 화이트(32·미국)는 '역전의 명수'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화이트는 1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7.75점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0대 선수가 판치는 스노보드에서 30대를 훌쩍 넘긴 화이트는 12명의 결선 진출 선수 중 최고령이었다.

그는 1차 결선에서 94.25점을 얻어 1위로 치고 나섰지만, 2차 결선에서 히라노 아유무(20·일본)가 95.25점을 획득하며 2위로 내려갔다.

화이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때를 떠올리며 "꼭대기에 서서 히라노가 내 기록을 깨지 못하기를 기도했다.

1차 결선에서 얻은 점수(94.25점)가 마지막까지 쭉 가기를 원했지만, 히라노가 그걸 넘어서자 좌절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에게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다시 경기를 뒤집기 위해서는 공식 경기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백투백(2연속) 더블 콕 1440(4바퀴)을 성공하는 수밖에 없었다.

화이트는 지난해 뉴질랜드에서 이 기술을 연습하다가 얼굴과 폐를 크게 다쳤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트라우마가 없는 건 아니다.

결국, 그는 3차 결선에서 백투백 더블 콕 1440에 멋지게 성공해 97.75점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궜다.

화이트는 자신의 올림픽 첫 금메달도 '뒤집기 한 판'으로 따냈다.
화이트의 '뒤집기 쇼'… 금메달 2개와 대표 선발 모두 역전극
2006년 토리노 대회 하프파이프 예선에서 화이트는 7위에 그쳐 상위 6명에게 주는 결선 직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2차 예선까지 거친 끝에야 간신히 결선에 올라간 화이트는 1차 시기에서 깔끔한 연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 과정도 극적이었다.

백투백 더블 콕 1440을 연습하다가 크게 다친 화이트는 대표선발전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2차 대표선발전까지 5위에 그쳐 올림픽 출전조차 불투명한 가운데 화이트는 3차 대표선발전에서 100점 만점을 얻어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연합뉴스